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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포도로 만든 와인은 어떤 맛일까? - 남부론의 자존심, 샤또 드 보카스텔 200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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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포도로 만든 와인은 어떤 맛일까? - 남부론의 자존심, 샤또 드 보카스텔 2004

와인비전 2013. 7. 26. 10:37


잔을 쳐다본다. 딥 퍼플이다. 풍부한 검은 과일의 아로마와 스파이시함이 풍겨 나온다. 버섯, 가죽 향 등등 풍부하고 복잡한 부케가 끊임 없이 머리 속으로 스며든다. 멋진 와인이다.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미디엄 플러스의 높은 산도와 알코올, 그리고 강한 타닌을 지닌 풀바디하고 드라이한 와인이다. 타닌은 강렬하면서도 부드럽고, 농축된 블랙체리와 카시스의 풍미가 목 넘김 후에도 끊이질 않고 이어진다.  좋구나!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맛이 너무 진한 것이 살짝 느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인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와인도 있구나. 도대체 어떤 와인이길래 이런 농축된 풍미와 힘을 지녔을까?‘, 품질은 말할 것도 없이 '뛰어남(Outstanding)', 가격은 '최상급(Premium)'에 체크를 한다. 

와인을 오픈한다. 드러난 와인의 이름은 '샤또 드 보카스텔, 샤또네프 뒤 빠쁘(Chateau de Beaucastel, Chateauneuf-du-Pape) 2004.


샤또 드 보카스텔은 오가닉 공법을 이용하며, 와인 제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리는 이산화황조차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산화황은 와인양조에서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산화방지제 및 방부제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샤또 드 보카스텔은 이산화황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포도알을 으깨기 전에 80도의 온도로 1분간 포도를 가열하죠. 

이것은 두 가지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첫째는 포도가 열을 받으면서 산화를 촉진하는 효모가 사멸하는 것이고, 둘째는 가열된 껍질과 포도 과육으로 인해 더욱 진한 풍미가 와인 깊이 스며들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것이 보스카텔 와인만의 독특하고 농축된 맛을 자아내게 하는 이유입니다.

테이스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보카스텔의 강렬한 맛은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습니다. 검은 과일 중심의 진하고 농축된 풍미와 강한 힘! 와인을 마신지 며칠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떠오르는군요. 농축된 진한 풍미의 강한 와인을 느끼고 싶으신 분에게 주저 없이 샤또 드 보카스텔의 샤또네프 뒤 빠쁘 2004를 추천합니다.

<웅진홀딩스 홍보팀 윤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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