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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테이스팅 세션 - 2종의 화이트와 8종의 레드 본문

테이스팅 세션

제 3회 테이스팅 세션 - 2종의 화이트와 8종의 레드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3. 25. 15:26


Plan_EL(EnLargement) 대표 강태안 


지난 11월 25일, ‘와인 리퍼블릭(Wine Republic)’이 주관하는 테스팅 세션이 와인 전문 교육기관 와인비전에서 열렸습니다. 늘 그렇듯 이번 3차 시음회 역시 시음회 참가자 그 누구도 어떤 와인이 등장하는지 참가자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지난 두 차례 시음회에 깜짝 참가와인이 있었던 것으로 감안해 ‘혹시나 이번에도?’ 라는 예상과 남미지역과 보르도 지역 등의 지역 중심 시음회를 지난 시음회에서 경험한 터라 혹시 ‘오늘은 어느 지역일까?’라는 나름대로의 두 가지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이미 두 차례의 시음회를 거치면서 참가자들은 ‘같은 와인에 대한 개인적인 점수의 폭을 참가자들끼리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같은 와인에 대한 참가자 10명의 평가가 심한 점수차가 큰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음 전 가장 높은 점수를 낸 사람과 가장 적은 점수를 낸 사람과의 점수의 폭을 줄이기 위해 최저 점수를 75점으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최고 점수와 최하점수가 10점 이상 심하게 날 경우 최고 점수를 준 평가자와 최하 점수 평가자 둘이서 다시 한번 점수를 조정하는 단계를 가지기로 했습니다.

늘 그렇듯 오늘도 참가한 와인은 10종류 입니다. 예쁘게 벨벳 칼라의 옷을 둘러 입은 10병의 와인들이 놓여져 있고, 저는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솔선수범(?) 참가자님들께서 자연스럽게 한 명 한 명 일어나 1번부터 10번까지의 참가 와인들을 좌측부터 차례로 일정량씩 따라내기 시작했습니다. 어? 화이트 와인도 있네요? 점점 흥미진진한 시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번 시음회에는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음회 하루 전 날인 11월 24일, 롯데호텔에서 개최되었던 스페인 와인 시음회 때 참가했던 와이너리의 대표 한 분이 옵져버로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주최측의 소개와 함께 오늘 그의 와인이 이 중에 한 병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또 생각했습니다. ‘그렇담 오늘은 스페인 와인 스페셜인가? 아니면? 그의 와인은 ‘특별 게스트일까?’ 그리고 던지는 주최측의 한마디, “오늘은 와인의 지역, 품종도 알아내셔야 합니다”. 도대체 오늘의 시음회의 컨셉은 무엇이란 말인가요? 가늠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막연함이 있었지만 와인 시음에 앞서 와인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것은 진정한 시음을 방해합니다. 그저 스스로의 물음을 접어둔 채 시음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시음시간은 1시간 15분으로 그 사이에 10 종류의 와인에 대해 

① 와인의 균형감(Balance) 30점

② 와인의 구조감(Structure) 20점

③ 와인의 강도(Intensity) 15점

④ 와인의 여운(Length) 10점

⑤ 와인의 복합성(Complexity) 15점

⑥ 와인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Overall Impression) 10점 

배점으로 채점해야 하며 각 와인 와인마다 균형감(Balance), 구조감(Structure), 강도(Intensity), 복합미(Complexity), 여운(Length), 맛과 향(Aroma & Flavours) 등에 대한 테스팅 노트를 각각 적어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참가자 중 영어를 아주 잘하시는 이 영원 참가자의 통역 자원봉사 덕분에 벽안의 참가자 역시 심각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시음을 진행했습니다.

한 시간 15분 동안의 침묵의 시음시간은 꽤 긴장되면서 엄숙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팔랑귀를 가진 참가자들의 판단을 아주 혼미하게 만드는 역설적인 자체평가로 유명한 윤철중 참가자의 확 깨는 태클 멘트 "이 안에 혀가 떨리는 와인이 있어요~."가 순간순간 긴장 속에도 참가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분은 자신이 감동하는 와인을 만나면 혀가 떨린다고 합니다.

이 분이 아니었다면 이 테스팅 세션이 얼마나 드라이 했을까요? 참가 와인 중 4번째 그리고 10번째 와인은 화이트였습니다. 그중 10번의 화이트는 오크 숙성이 분명했기 때문에 호주 샤도네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4번의 경우는 리슬링인지 샤도네인지 조금 판단하기 힘들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레드 와인. 그 중 가장 특징적인 와인은 9번 와인이었습니다. 확실히 피노 누아였습니다. 피노 누아의 맛은 정말 독특하니까요.

그리고 8번 와인, 단맛이 강하고 농축미가 넘치는 강렬한 느낌의 이 와인은 분명 태양의 나라 스페인 와인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전형적인 스페인의 템프라뇨였습니다. 혹시 ‘이 와인이? 저 스페인 친구가 가지고 온 와인인가?’ 아님 저 친구의 와인은 또 다른 어떤 것이란 말인가? 그렇담 오늘의 컨셉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시음회의 와인들과는 달리 이번 시음회에 모든 와인들의 품질은 거의 균등하게 좋았습니다. 품질의 우열이 가리기 힘드니 점수차도 많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경우 우열을 가리기란 힘들게 마련입니다.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들은 이 어려운 간발의 차이를 어떻게 톡톡 끄집어 내어 우열을 정하는 걸까요? 어느 유명한 전문가는 말했다지요. “소믈리에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머리카락 하나를 백 가닥으로 나누는 것과 같이 와인의 섬세함을 그처럼 분류하고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라고~

시간은 흘러 모든 참가자들의 평가를 마치고 점수 통계를 내고 순위를 정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결과가 말해주듯, 와인의 점수 차가 그리 확연한 차이는 나지 않았습니다. 가장 좋은 점수를 낸 3번 와인이 오늘의 우승 와인입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점수를 낸 4번 화이트 와인의 점수와는 평균 4점 내외였습니다. 점점 궁금해졌습니다. 또한, 이 중 2개의 와인은 개인차로 인해 점수의 폭이 커 최고 채점자와 최저 채점자가 다시 한번 시음을 통해 점수의 격차를 조정하는 단계를 거쳤습니다.

자, 이제 와인들이 벨벳 옷을 벗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숨어있던 와인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와인 순서 및 점수>: 좌로부터 1번 순서 


이번 시음회의 주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였습니다. 와인리스트를 구성한 특별한 컨셉이 없었다는 얘기죠. 오직 오감에 의존한 시음 본연의 목적을 위한 주최측의 심오한 뜻이었으나 시음에 참가했던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에게는 정말 ‘얄미운 한마디’였습니다. 시음 내내 공통점을 찾아보려 노력했던 참가자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 입니다. 시음 전 주최측에서 왜 품종과 생산국가를 맞춰보라 했는지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자, 그럼 참가자들의 오감을 통해 최고의 와인이 된 와인들을 순서대로 소개하겠습니다.


1. 2009 Langmeil Orphan Bank Barossa Shiraz (Barossa Valley, Australia) 

쉬라즈 품종 와인의 전형적 특징인 스파이스한 아로마가 돋보이는 와인이었습니다. 산도도 높고 잘 익은 과일 맛의 탄닌과의 균형도 좋았습니다. 특히 색이 진한 과일, 블랙커런트, 블랙베리와 말린 자두의 향과 함께 풍부하고 농축된 맛이 탄닌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그릴에 구운 다양한 육류 요리와 진한 향의 치즈, 견과류 등과 함께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 제가 대전 지역사회에서 와인 좀 하시는 분이 드라이하며 진하고 향이 풍부한 호주 쉬라를 정말 좋아한다며 호주 쉬라즈에 대한 예찬을 한참 동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이 와인을 보니 그 분께 추천하고 싶다 생각이 들더군요. 쉬라즈는 정말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위대로 소개합니다


2. 2000 Domaine Paul Misset Vosne-Romanee 'Les Barreaux' (Vosne Romanee, France) 

타닌이 거칠지 않고 목 넘김이 가벼울 정도의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리고 딸기 또는 베지 향의 드라이한 아로마가 프랑스 피노 누아의 전형을 말해주었습니다. 산도 및 당도, 타닌의 균형이 적당하고 은근한 것이 지나치지도 않으면서 오크, 젖은 낙엽, 말린 과일, 약간의 블랙커런트 액센트가 좋았습니다. 

저는 피노 누아의 경우 음식과의 함께 보다는 와인 자체만을 즐기기 좋아합니다. 피노 누아 와인을 경험하는 회수가 다른 레드 와인과의 경험 회수와 비교해 현저히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즐기면서 맛과 향을 기억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꼭 무엇과 함께 먹으라 한다면, 너무 진한 강도와 맛을 가진 육류 보다는 유황 오리구이와 함께 하면 좋을 듯 했습니다. 부드럽고 양념도 거의 없고 직화로 굽지 않고 유황 토기에 넣어 그 열로 익혀낸 유황오리야 말로 이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3. 2007 Castillo de Almansa reserva (DO, Spain) 

오늘의 옵져버, 벽안의 스페인 와인 메이커의 와인이었습니다. 얼굴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인가 봅니다. “넌 어느 것이 너의 와인인지 정확히 맞췄니?”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자식을 모를 리 없겠지요. 아직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아직도 저에게는 어렵고 새로운 도전입니다. 부드러운 타닌과 적당한 산도, 블랙베리와 풍부한 오크향의 발란스가 뛰어난 와인입니다. 농축미, 구조감, 복합미 모두 훌륭합니다. 블랙베리와 블랙체리, 살구향과 커피, 스파이스 향. 정말 품질과 가격이 훌륭하군요. 

이 와인은 진한 강도의 어떤 음식도 어울릴 듯 합니다. 구운 육류나 진한 풍미의 치즈, 견과류, 말린 과일 등도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참석자들이 “‘나 이 와인 수입할래요’라는 말을 할 정도로 가격 대비 훌륭한 품질을 가졌더군요. 누구든 빨리 수입해서 자주 마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참가해줘서 고마워요 와인 메이커~


4. 2006 Bad Boy, Garage (Bordeaux, France) 

이 와인이 소개되는 순간 참가자들의 탄성이 있었습니다. ‘아마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어디서 한번은 마셔봤었고 내가 알던 와인이야’라는 뜻이었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와인 라벨이 정말 재미있는 가라쥬 와인. 강도, 밸런스, 복합성, 여운 모두 좋았습니다.

그릴에 구운 육류와 정말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5. 2008 KUYEN (Valle del Maipo, Chile) 

와인의 라벨에서도 남미 잉카문명이 떠오르는 쿠엔이었습니다. 블랙커런트와 체다, 커피향이 돋보이는 이 와인은 발란스와 여운이 길지만 아직 영하기 때문에 구조감에서는 약간 떨어졌습니다. 

견과류와 달지 않은 케이크, 가벼운 향의 치즈와 함께 드시면 균형감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일 것 같습니다.


6. 2009 Kumala Cabernet Sauvignon, Shiraz (Western Cape, SA) 

구조감, 밸런스가 좋으며 약간의 스모키, 오크향과 함께 블랙 과일의 특징이 있습니다. 강도와 여운, 복합성은 조금 아쉽지만 가볍게 마실 수 있고 부담 없어 좋았습니다.


7. 2007 Handpicked Margaret River Chardonnay (Margaret River, Australia) 

오크 숙성에서 호주 샤도네의 특성이 물씬 풍기는 그런 와인 이었습니다. 복합성, 구조감, 맛의 균형이 뛰어나며 아몬드와 멜론, 열대과일 향의 다채로운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신선한 과일과 샐러드, 모짜렐라와 같은 가벼운 맛과 향의 치즈, 훈제 연어 등으로 만든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8. 2006 Chateau Maillard (Bordeaux, France) 

건자두의 맛과 향이 좋은 프랑스 와인입니다. 맛의 유형과 구조감, 강도는 무난하지만 복합성은 다소 부족한 경향이 있습니다.

가벼운 음식보다는 중량감 있는 음식이 무난할 것 같습니다.


9. 2009 Vina Maipo Reserva Chardonnay (Casablanca Valley, Chile), 

그린 과일, 시트러스, 오크향의 전형적 샤도네입니다. 산도와 구조감, 강도와 여운도 무난하나 복합성은 약간 부족합니다. 

너트 류, 연어 샐러드, 과일 류 등 가벼운 음식에 어울리며 기름진 전류 하고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추천합니다


10. 2009 Protocolo (Vino de la Tierra de Castilla, Spain) 

아쉽게 오늘 최하 점수를 받았지만 강렬한 스페인의 태양을 받고 자란 이 템프라뇨 와인은 단 맛이 강하고 농축미가 훌륭합니다. 가죽, 육포 향과 함께 건자두 같은 말린 과일 및 견과류,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 및 진한 케익과 함께 즐긴다면 풍요롭고 여유 있으며 분위기 좋은 식사의 끝내기 와인으로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항상 드라이 와인은 써서 싫다는 저희 어머니께 와인을 처음 시작하는 와인으로 권하고 싶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와인을 모르시는 어르신들도 잘 드시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는 어머니께 꼭 와인을 드시게 하고 싶습니다. 건강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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