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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1분 와인스쿨 - 필록세라

와인비전 2013. 4. 16. 13:24


포도나무 기생충인 필록세라 바스타트릭스(Phylloxera vastatrix)는 일명 '파괴자의 존재'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필록세라라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닥틸로스파에라 비티폴리에(Dactylosphaera vitifoliae)입니다.

포도나무 필록세라는 북미의 온화한 동부와 남부 지역에 자생하던 야생 포도나무, 일명 아메리칸 포도나무와 공생 관계를 갖습니다. 필록세라는 아메리칸 포도나무에 살면서 비티스 비니페라 포도에 큰 피해를 주는 박테리아나 곰팡이 같은 유기체의 침투를 막아줍니다. 하지만 아메리카 포도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은 필록세라의 입맛에 맞지 않아 번식 속도에 방해를 받게 됩니다. 요컨대 아메리칸 포도나무의 뿌리는 양분 섭취나 번식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기생충에게는 불편한 곳인 것이죠.

아메리칸 포도나무에서 자라는 기생충의 번식 행위는 주로 여름철 잎에서 일어납니다. 이와는 반대로 유럽종 포도인 비티스 비니페라에 기생하는 필록세라는 뿌리를 선호합니다. 땅 속에 알을 낳고 번식을 하면서 뿌리를 갉아먹고, 광합성으로 생산된 녹말과 당분을 없애며, 다른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뿌리를 공격해 오게 하는 것이죠. 마침내 나무는 시들기 시작해 결국 천천히 죽음을 맞습니다.

1mm 정도 길이에 길쭉하고 노란색을 띠는 진디인 필록세라 암컷은 수컷 없이도 알을 낳을 수 있는 단위생식(unisexual reproduction)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낳는 알은 거의 암컷으로 태어납니다. 한 마리의 암컷은 여름 한 철 동안 알을 낳아 최대 일곱 세대를 만들 수 있고, 첫 번째 세대가 또 다시 여섯 세대, 두 번째 세대가 다섯 세대, 그 후로도 이런 방식으로 이어져 증식해 나갑니다.

북미의 버지니아나 캐롤라이나 같은 몇몇 지역은 좋은 와인을 만들고자 비티스 비니페라 종을 수입하여 와인양조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결국 비티스 라브루스카나 비티스 로툰디폴리아 같은 품종을 바탕으로 포도 재배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후에 아메리칸 품종과 비니페라 사이에 자연적으로 이종 교배 품종이 생겨나 필록세라에 견딜 수 있는 포도 품종을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구대륙의 포도 재배업자들이 필록세라를 물리칠 방법을 찾아 미국까지 왔을 때 이러한 발전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와인 교육가 방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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