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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Le Clos Fine Wine Tasting Club & Wine Salon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2. 1. 09:06

회화 전시나 페어 때마다 매우 흥미롭게 보는 작가가 한 명 있습니다. 도미니크 뮬렘이라는 프랑스 팝 아트 작가로 특히 그의  '가상미술관' 시리즈는 질리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합니다. 워낙 많이 알려진 시리즈라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감상의 변은 다양하겠으나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이 흥미롭고 다른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는 한 점의 그림 안에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는, 그림 자체가 이야기 보따리 같다는 점입니다. 


잠시 이야기를 해 보자면 그림 안에는 두 개의 시선이 있습니다. 우선, 작품 속의 패러디 된 명화의 시선. 그리고 뒤 돌아 선 여인의 어딘가로 향해져 있을 시선. 그리고 그림 밖에는 또 두 개의 시선이 있습니다.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자의 시선. 그리고 관람자가 상상할 수 있는 작가의 시선이 있지요. 단순하게만 생각해 봐도 네 개나 존재하는 시선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작가의 시선에 대한 관람자의 상상입니다. 

작가가 선택한 명화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작품 속 여인의 패션을 선택한 작가의 시선. 이런 것들을 상상하다보면 그의 그림들은 끊임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림 속 저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작가가 선택한 여자의 패션은 작품 속 명화와 어떤 연결 관계가 있을지, 작품 속 명화는 어떤 이유로 선택이 되었을지, 명화의 원작자는 패러디 된 본인의 작품을 어떻게 생각할지, 이 그림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은 이 그림을 어떤 기준으로 보고 있을지, 혹시 그림 속 미녀의 뒷태에만 꽂혀 있는 건 아닐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작품 속 명화도 뭔가 인격과 감정을 갖고 작품 속 여인과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지, 혹 작가는 그런 의도가 있는 건 아닐지...

그의 작품 속에서 구사되는 단순하고, 명확해서 강렬한 느낌마저 주는 구도는 관람객을 잡아 끄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도는 명화를 바라보는 작품 속 관람객과 그녀를 바라보는  실제의 관람객, 그리고 실제의 관람객을 바라보는 또다른 관람객 1,2,3을 연속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도미니크 뮬렘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작품을 관람하는 것도 작품의 일부분입니다.'를 관람객 스스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죠. 즉 관람자는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인 동시에 또 다른 관람자에게 작품의 일부인 셈입니다.  


도미니크 뮬렘의 작품과 비슷한 의미를 갖게 한 시음회가 열렸습니다. 


Le Clos - Wine Salon 1.

포도는 토양과 기후를 포함한 환경적 영향을 받아 태생지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고 태어납니다. 선별된 건강한 포도는 양조업자를 만나 그의 철학에 따라 개성을 입은 와인으로 재탄생 됩니다. 이후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와인의 성격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옷을 입게 되고,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모습으로 어필하기 위해 여러 이벤트를 통해 또다른 이미지를 입고 선택을 기다립니다. 

소비자는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쳐 등장한 와인을 경험하면서 그 순간 맞이하게 되는 또 다른 기억들을 더하게 되고 선택된 와인은 소비자가 더한 기억까지 얻어 최종적인 이미지를 완성하게 됩니다. 와인을 경험하는 순간 포도의 태생과 양조자의 철학과 와인의 스타일을 비롯해 이것이 나의 손에 들어오게 되기까지의 시간들은 한 병의 와인이 갖게 되는 고유한 이야기가 되겠지요.


보르도와 론, 부르고뉴의 와인 7종이 선보인 Le Clos - Wine Salon 1. 

 

초대 받은 소수의 회원을 비롯한 동반자들이 와인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소믈리에의 와인에 대한 설명과 함께 편안하게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된 그림은 7종의 와인을 차례대로 시음하는 중간에 정서를 환기시켜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고 더불어 모인 사람들과의 대화의 소재로서의 역활로도 충분했습니다. 

와인이 더해져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안에서 서로간 일신의 이야기들이 오고가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시음 와인들은 첫 오픈 때와는 다른 모습을 드러내며 감추고 있던 모습들을 서서히 풀어냅니다. 변화하는 와인의 모습에 집중하며 시음하는 사람들,  그림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사람들, 사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정한 규칙도 없이, 제약도 없이 서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유연하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카메라 앵글에 잡힌 순간의 모습들은 영원처럼 기억에 남게 되겠지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와인의 이미지와 기억도 모두 와인이며 와인의 가치입니다. 

르 끌로에서 판매되는 와인의 이미지는 이날의 기억이 덧붙여져 즐거운 기억 속의 한 부분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소담스러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즐거운 시간은 삶의 중요한 기억이 될 것입니다.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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