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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인을 마시는 날이 특별한 날 - 1975 샤토 오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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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인을 마시는 날이 특별한 날 - 1975 샤토 오존

와인비전 2013. 9. 24. 12:33



영화 사이드웨이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여자 주인공 마야가 막 사귀기 시작한 남자 친구 마일즈에게 가장 아끼는 슈발 블랑 61년산을 언제 마시겠느냐고 묻습니다. 마일즈는 '아주 특별한 날 마실 것이다.'고 대답합니다. 마야가 마일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날이라도 그 와인을 마시는 날이 특별한 날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마스터 소믈리에 브라이언과 에반이 서울에 도착한 날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이날을 특별하게 기억하고자 제가 고른 와인은 75년 샤토 오존(Chateau Ausone)입니다.

부서져 버리는 코르크와 소믈리에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와인이 잔에 따라지고, 축배의 말을 건네고, 와인 잔을 코에 갖다 대는 순간 걱정은 사라지고 모두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집니다. 석류석 색이 감도는 선명한 루비색, 신선한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 꽃과 체리의 신선한 아로마와 가죽, 커피, 담배 등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부케가 방 안을 가득 채웁니다. 75년 오존은 이날을 특별하게 기억하도록 만들 만큼 인상 깊은 와인이었습니다.   

마스터 소믈리에 행사가 있었던 일주일은 아주 피곤하고 힘들고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보람 있고 얻는 것이 많았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행사가 열리는 내년 봄에는 어떤 와인으로 반가운 손님들을 맞이할지 생각해 봅니다.

<와인교육가 방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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