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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에 대한 만족스런 댓가 - 페르모렝 드 빌조르쥬 201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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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에 대한 만족스런 댓가 - 페르모렝 드 빌조르쥬 2010

와인비전 2013. 7. 29. 09:00



오늘 소개할 와인은 지난 주 일본 여행을 가서 우연히 마시게 된 프랑스 보르도 오 메독 지역 와인, 페르모렝 드 빌조르쥬(Peyremorin de Villegeorge)입니다. 환율탓도 있겠지만, 소매점에서 2만원 정도에 오 메독 와인을 구할 수 있다는데 흥분한 나머지 그대로 질렀습니다. 

코르크를 오픈하고 테이스팅을 했는데, 이건 마치 생전 처음 레드 와인을 맛 보았을 때 느꼈던 바로 그 시금털털한 맛이 밀려오는 겁니다. 이건 뭐지 잘못 골랐나?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으나,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기다림은 결국 또 다른 실망을 안겨줄 때도 있지만, 기다리는 동안에 얻는 설레임도 무시 못하죠. 마치 로또를 구입하고 번호가 발표될 때까지 1등에 당첨되는 상상을 하면서 므훗해하는 모습과 같다랄까요. 

40여분 정도가 흐른 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 모금 입안으로 흘려보냈습니다. 아까하곤 완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동네 건달이 슬리퍼 찍찍 끌고 골목 어귀를 어슬렁거리는 것 같던 시금털털한 맛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범생같은 모습의 보르도스러운 맛이 압도를 하네요. 역시 와인은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네요.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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