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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12] 와인의 대중화를 이룬 그리스 본문

와인 이야기

[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12] 와인의 대중화를 이룬 그리스

와인비전 2013. 6. 17. 16:16



기원전 1,000년까지만 해도 와인은 소수 계층을 위한 특별한 술이었습니다. 우선 가격만 해도 당시 와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맥주와 비교할 수 없이 비쌌죠. 또한 와인에 종교적, 문화적 의미가 결부되면서 와인은 지배층을 위한 술로 자리잡았습니다.

고대에는 술이 일상적인 음료였습니다. 칼로리와 영양소의 공급원이었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로 인해 다른 음료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보관이 가능한 식품이 술이었죠.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도움을 준 술은 ‘액체빵’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맥주였습니다.

왜 와인은 널리 보급되지 못했을까? 종교, 문화,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중동과 지중해 동부, 이집트가 포도 재배의 한계선이었던 것도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포도 재배에 딱 알맞은 그리스와 로마로 와인 문화가 퍼지자 상황은 바뀌게 됩니다. 밀 생산엔 부적합하지만 포도 재배에는 적당한 지형과 토양, 기후를 가진 그리스에서 와인 생산과 수출은 주요 산업으로 부상했고, 그리스인들은 대량 생산을 통한 저렴한 가격으로 지중해 와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죠. 

그리스인들은 와인 시장을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넓혀 나갔습니다. 와인 소비에 엄격한 차별이 있었던 다른 나라와 달리 그리스에서 와인은 최고 권력층부터 평민, 노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즐기는 술이었습니다. 그리스 3대 비극 시인 중 하나인 에우리피데스(Euripides)는 디오니소스 신이 “포도의 선물인 와인을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에게” 똑같이 나누어줬다고 표현하여 당시 그리스인들의 와인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줬습니다.

물론 누구나 와인을 마실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같은 와인을 마셨던 것은 아닙니다. 부유층은 값비싼 고급 와인을 마셨고, 서민은 값싼 와인을 마셨으며, 노예나 가난한 사람들은 와인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에 물을 넣고 다시 한번 발효해서 만든, 와인이랄 수도 없는 싸구려 발효주를 마셨죠. 그리고 여성들은 음주에 제한을 받아 때로는 노예만도 못한 대접을 받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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