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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20] 로마군의 음료수, 포스카 본문

와인 이야기

[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20] 로마군의 음료수, 포스카

와인비전 2013. 7. 2. 17:00



와인에 맛들린 로마인들이 와인 사업의 수익성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신들의 정복지에 포도밭을 가꾸기 시작하게 된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알프스 산맥을 넘어 남부와 중부 유럽을 석권해 가는 로마군의 군화 자국을 따라 포도나무와 와인도 유럽 각지로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로마군이 정복지마다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든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군인들의 건강을 위한 이유가 더 컸죠.

요즘에도 상수도 시설이 좋지 않은 지역에 가서 물을 잘못 마시게 되면 배탈이 날 수 있습니다. 로마군이 알프스 너머 유럽 대륙을 정복해 나갔던 그 옛날에는 이러한 상황이 더욱 심했겠죠. 만약 병균이 우글거리는 물을 잘못 마셨다가 부대 안에 이질이라도 퍼지는 날엔 군대의 전투력을 몽땅 잃어버리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러시아로 쳐들어갔던 나폴레옹의 군대를 더 괴롭혔던 것은 코작 기병이 아니라 이질균이었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때의 일본군도 이질 때문에 한참 고생했습니다. 

로마 병사들에게 배급했던 음료수를 포스카(posca)라고 합니다. 이것은 식초로 넘어가기 직전의 시큼한 와인을 물에 타서 섞은 것이었죠. 군인들에게 포스카를 배급한 것은 우선 값이 쌌고 물보다 덜 변질되는 데다가 알코올 도수가 일반 와인보다 낮아서 취할 우려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포스카는 군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마셨는데 주로 막노동자나 노예들이 많이 마셨다고 합니다. 그들이 포스카를 주로 마신 것은 물론 돈이 없어서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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