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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8] 북아프리카 와인 산업의 멸망 본문

와인 이야기

[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8] 북아프리카 와인 산업의 멸망

와인비전 2013. 6. 10. 17:47



북아프리카에서 부와 번영을 누리던 카르타고와 이집트는 로마의 침공 앞에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와인 산업까지 함께 붕괴된 것은 아니었죠. 아우구스투스는 카르타고가 있던 자리에 다시 도시를 세웠고, 이집트는 로마 황제의 직할지로서 번영을 구가하게 됩니다. 발달된 관개 농업과 나일강의 혜택을 통해 농업은 여전과 마찬가지로 활발했고, 그안에는 포도 농사도 포함되어 있었죠. 두 지역은 이후에도 줄곧 와인 생산과 수출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고, 로마 제국의 중요한 세수원(稅收原)이었습니다.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서로마 제국이 망하고, 게르만의 일파인 반달족이 북아프리카로 쳐들어왔을 때 조차 북아프리카 와인 산업은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심지어 로마시대보다 더한 번영을 누렸다고 합니다. 훗날 페르시아에게 아시아의 땅을 많이 빼앗긴 동로마 제국의 헤라클리우스 황제는 수도를 카르타고로 옮기려 했고, 대반격을 가할 때 많은 재원을 이 도시에서 충당할 정도로 번영은 계속되었죠. 그런 가운데 와인 산업 역시 쇠락하지 않고 발전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북아프리카에서 와인 산업이 망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698년 이슬람 세력의 침략이었습니다. 관개시설을 통해 발달했던 북아프리카의 농업은 오랜 전쟁과 혼란으로 인해 수리시설을 돌볼 여력이 없어 황폐해져 갔습니다. 게다가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베두인족 출신의 이슬람 정복자들은 농업의 중요성을 잘 몰랐기 때문에 토착민들이 갖고 있던 농업기술은 후대에 전해지지 못하고 사라져버렸죠. 관리해주는 사람이 없는 밭과 과수원들이 유지되지 못하고 사라져버렸음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또한 술을 금기시하는 이슬람교의 교리 역시 북아프리카의 와인산업이 붕괴하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줬구요.

긴 세월이 흘러 1830년 프랑스가 알제리를 식민지로 삼고 포도밭을 개간하기 전까지 북아프리카의 와인 산업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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