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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그리고 마라미에로 단테의 '인페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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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그리고 마라미에로 단테의 '인페리'

와인비전 2013. 5. 3. 11:39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 이전에 창조된 것은 영원한 것 뿐이니, 나도 영원히 남으리라.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농부인 단테 마라미에로는 가족의 포도밭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다 문득 와이너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는 아들 엔리코와 안토니오 카바로리와 함께 아부르쪼에 '마라미에로'라는 와이너리를 설립합니다.

산악지역인 아부르쪼는 두개의 DOC가 있습니다. 하나는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이며 다른 하나는 트레비아노 다부르쪼입니다.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는 몬테풀치아노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타닌이 강하고 적절한 산도가 있는 품종으로 영할 때 마실 수 있는 단순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참고로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드는 몬테풀치아노(지역)과 몬테풀치아노(품종)을 햇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라미에로 와이너리는 아브루쪼의 전통을 준수하며 현대적인 기술을 조화시켜 와인의 품질을 향상시키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옥을 상징하는 와인 '인페리'를 선보였습니다. 인페리는 와이너리의 설립자이자 아버지의 이름인 단테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까요? 빨간 라벨에 고통 받고 구원을 요청하는 손길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단테의 신곡에서 단테는 지옥과 연옥, 천국을 두루 여행합니다. 지옥은 대지의 아래쪽에 위치해 끝 없이 펼쳐지는 암흑의 세계로, 1지옥에서 시작해 9지옥까지 연결됩니다. 하방으로 펼쳐지는 깔대기상의 암흑세계로, 제1옥에서 시작해서 지핵(地核)에 해당하는 제9옥까지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통받는 영혼들이 가득한 곳이죠.

인페리는 아버지의 이름인 '단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마라미에로의 최고급 와인의 자리를 지킵니다.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는 말씀드린것 처럼 마시기 쉬운 스타일의 중저가 와인들입니다. 그러데 놀랍게도 지옥의 와인 '인페리'는 농축되고 잘익은 검은 과일향과 복합적인 아로마가 느껴지는 고급와인이었습니다.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의 편견을 깨버린 와인이지요.

"나 이전에 창조된 것은 영원한 것 뿐이니, 나도 영원히 남으리라.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마리미에로 단테는 자신과 이름과 같은 단테의 글귀를 연상하며 이 와인을 만들었을까요? 궁금합니다.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 인페리가 아직 기억에 남아있네요.

<웅진홀딩스 홍보팀 윤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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