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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나의 이야기 – 간바레 백상!  샤또 브란 깡뜨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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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나의 이야기 – 간바레 백상!  샤또 브란 깡뜨냑

와인비전 2013. 6. 2. 10:00


누구에게든 쥐약인 날이 있습니다. 저는 비 오는 날, 구름이 잔뜩 낀 날. 어쨌든 기압이 낮은 날에는 최악의 컨디션을 보입니다. 월요일, 화요일에 비 옴. 수요일은 두꺼운 구름이 손가락으로 찔릴 듯이 낮음. 이는 곧, '나를 찾지 말지어다.'의 날입니다. 몸은 기름을 다 짜낸 깨 쭉정이 같고, 반대로 신경은 날카롭고, 뭘 해도 억지로 하게 되니 이런 날은 다툼도 많습니다. 이런 날은 최소한의 동선에서 최대한 얌전하고 조용히 지내는 것이 상책입니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첫사랑 와인이 있을 겁니다. 샤또 브란 깡뜨냑(Chateau Brane Cantenac)은 '와인은 보르도 와인이 가장 마실만 하대.' 하던 시절에 우연히 추천 받아 지금은 셀러에서 떨어뜨리지 않는 와인이 되었습니다. 이 와인을 마시고 향에 놀랐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와인에서 나무 냄새가 난다며, 그냥 나무 냄새가 아니라 숲에서 나는 냄새, 그러니까 삼림욕장의 피톤치드 향 같이 난다며 신기해 하던 기억.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낮았던 수요일 밤. 이젠 슬슬 손에 일을 잡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은 기운이 스멀스멀 스며나올 즈음에 기운을 북돋을 거리가 필요한 딱 그 시점에 이 와인을 마셨습니다. 

"간바레, 백상!!"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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