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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와인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기길 원하는 장인이 만든 - 레 몽 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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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와인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기길 원하는 장인이 만든 - 레 몽 담

와인비전 2013. 1. 12. 10:00


와인메이커 프랑소와 코따(Francois Cotat)와의 만남은 나에게 명품 와인을 만드는 장인정신을 알게 해 준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2010년 4월 프랑스 루아르(Loire) 지역부터 나의 본격적인 와이너리 스터디 투어가 시작되었는데 영국 최고의 와인상(wine merchant)을 통해 그와의 미팅이 주선되었습니다. 최고의 상쎄르(Sancerre) 와인을 만든다는 집에 간판 하나 없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첫 만남 때 내 눈 앞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더욱 놀라웠습니다. 내가 상상했던 멋진 사무실에 말끔한 복장을 입은 거만한 비지니스맨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흙 묻은 청색 작업복 차림의 투박한 농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와인을 테이스팅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와인사업에 대한 철학은 30년 가까이 비지니스를 해온 나의 경영논리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습니다. 2009년 빈티지가 어떠했느냐는 나의 질문에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40% 줄었지만 수확한 포도의 품질은 비교할 수 없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가격을 40% 올리면 되겠다는 나의 의례적인 위로에 돌아온 그의 대답은 너무 놀라웠습니다. 

"나는 내 와인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 생산량에 비해 주문량이 너무 많아 해마다 전화를 피하느라 고민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유지한다. 그 이유는 내 와인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겨야지, 투기꾼들에 의해 가격이 부풀어져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실 수 없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좋은 포도 밭에 집착하고 있는데, 생산량만 늘리면 얼마든지 큰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좋은 밭을 찾을 수 없어 생산을 늘리지 않는다는 그의 장인정신은 명품 와인을 일반 와인들과 구별 짓는 가장 중요한 잣대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레 몽 담(Les Monts Damnes)은 상쎄르(Sancere) 와인 지역의 작은 마을인 사비뇰(Chavignol)에서 극소량 생산되는 단일 포도밭 와인(single vineyard wine)입니다.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키우고 양조과정에서도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연주의 와인인데, 여타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달리 장기 병숙성이 가능합니다. 과일향이 유난히 강하고 산도도 높고 미네랄리티(minerality)가 강하지만 균형이 잘 잡혀있고 보디감도 있습니다. 작년 봄에 2001년산을 오픈했는데 여전히 상큼한 과일향을 갖고 있었고, 높은 산도는 원숙한 깊은 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병숙성을 길게하는 와인으로는 고급 버건디가 대표적인데 레 몽 담(Les Monts Damnes)은 최고급 버건디 와인에 비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감스러운 것은 아직 프랑소와 코따(Francois Cotat) 와인이 한국시장에는 할당(allocation)이 없어 국내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올드 앤 레어 와인(OLD & RARE WINE) 대표 박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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