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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제품대로 맘에 들고 가격도 저렴하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 레 투렐 드 롱그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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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은 제품대로 맘에 들고 가격도 저렴하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 레 투렐 드 롱그빌

와인비전 2013. 2. 11. 10:20

신발가게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신발이 있었어요. 태양빛 아래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지중해의 코발트빛 바다색같은 신발이었죠. 이미 지름신은 내 안에 강림하셨고 저는 어느새 점원에게 265 사이즈를 찾아 달라고부탁했습니다. 

신발상자를 들고 돌아온 점원의 손에서 신발을 건네 받고 이리 저리 살펴보는데, 신발 표면에 살짝 흠집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봐야 보이는 그런 종류의 흠집이었지만 어쨌든 흠집인지라 다른 새제품을 요구하였죠. 하지만 그 제품이 마지막 재고였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점원은 저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제품에 크게 하자는 없지만, 원래 상품보다는 품질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30% DC를 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맘에 드는 제품이었기에 원래 가격에도 살 마음이 있었는데, 가격까지 깍아준다고 하니 주저없이 바로 질러버렸죠. 제품은 제품대로 맘에 들고 가격도 저렴하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그랑 크뤼(Grand Cru) 와이너리에서도 품질기준 미달로 인해 같은 포도밭에서 생산한 와인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와인이 있습니다. 세컨 와인(second wine)이 바로 그것인데요, 오늘은 포이약(Pauillac)지역 2등급 와인 샤또 피숑 롱그빌 바롱(Chateau Pichon-Longueville Baron)의 세컨 와인 레 투렐 드 롱그빌(Les Tourelles de Longueville)을 소개합니다. 

적당한 바디감에 정제된 느낌의 타닌과 검은 과일 풍미가 어우러져, 미디움 레어로 익힌 양고기 한 점이 간절해지게 만드는 포이약 출신의 멋진 와인입니다. 가끔 대중적인 사치를 누리고 싶으실때, 요런 와인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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