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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쉬라의 저력이 느껴지는 풀바디 와인 - 마테틱 쉬라 20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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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쉬라의 저력이 느껴지는 풀바디 와인 - 마테틱 쉬라 2009

와인비전 2013. 9. 7. 09:00



9월이 된다는 것은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 온다는 것입니다. 가을은 하늘이 높고, 먹을 것이 풍부하여 쉬이 살이 찐다고 합니다. 가을에는 잘 먹고, 잘 마시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마시기 위해서는 무엇을 마시느냐가 중요하겠죠! 오래 전, 와인이라고 하면 포도에 소주를 부어서 집에서 만든 ‘담근 술’밖에 몰랐죠. 뭔가 제대로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집에서 대충대충 만든 술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와인의 존재와 제조법을 알게 되면서 대단한 오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와인은 마시는 사람에게 미각의 즐거움과 정신적 행복을 주는 술이랄까요. 

마테틱(Matetic) 와인 디너를 했습니다. 칠레에서 친환경농법인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이곳의 주인장 조르지 마테틱(Jorge Matetic)씨가 테이블 34(Table 34)를 방문했습니다. 

칠레 와인은 우리나라에서 일상 소비용 와인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칠레 와인 생산의 최대 강점은 싼 토지와 미국의 10분의 1인 인건비에 기인한 저가격입니다. 칠레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와이너리가 비교적 대규모로 소수의 재벌에 의해 운영되어 결과적으로 규모의 경제성을 낳고 마케팅상의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점이죠. 또한 현대적 와인 생산이 캘리포니아나 프랑스로부터의 투자기술 이전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다한 농약사용, 수확 과다 등의 비판도 있어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싸다’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칠레는 현재 고급 와인 생산과 와인 문화에 힘쓰며 와인 르네상스 시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테틱 쉬라(Matetic Syrah) 2009은 짙은 잉크 빛으로 보라색 테두리가 보입니다. 쉬라의 복잡한 아로마가 느껴지며 플럼, 블랙베리의 과일 향이 풍부합니다. 잘 익은 오디와 졸인 과일잼 향이 느껴져 달콤하죠. 후추, 올리브, 민트와 사향, 가죽, 흙내음이 느껴집니다. 잔을 돌리니 초콜렛, 모카에서 느껴지는 오크 향이 퍼져 나와 복잡미묘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씹히는 듯한 강건한 탄닌과 신선한 산도의 밸런스가 전달해 주는 맛의 깊이와 함께 벨벳 질감이 매끄럽습니다. 풀바디 스타일로 힘이 넘쳐나는 집중도가 돋보이며 긴 여운으로 마무리됩니다. 칠레 쉬라의 저력이 느껴지는 와인입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수석 소믈리에 엄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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