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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도 비범한 화해주 -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라레 디 카스텔리나(Castellare di Castellina Chianti Classico DOCG)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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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도 비범한 화해주 -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라레 디 카스텔리나(Castellare di Castellina Chianti Classico DOCG)

와인비전 2013. 5. 27. 10:00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와인 리스트를 작성할 때 구색 갖추기 식으로 항상 들어가는 와인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보편적인 와인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키안티 클라시코를 선택할겁니다. 키안티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중요 와인 생산지역으로 그 중에서도 토양과 기후조건이 좋은 곳을 키안티 클라시코라고 따로 분류를 합니다.

13세기 말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두 도시가 서로 차지하기 위해 군사적 충돌이 빈번하였던 곳입니다. 오랜 기간의 싸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두 도시의 기사들은 합의를 합니다. 첫 새벽닭의 울음과 동시에 각자의 도시를 출발하여 서로 만나는 지점을 국경으로 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피렌체에서는 검은 수탉을 골라서 먹이를 주지 않았고, 시에나는 하얀 수탉을 골라서 배불리 먹였습니다. 운명의 날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배가 고팠던 피렌체의 검은 수탉은 마구 울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깨어 준비하고 출발한 피렌체의 기사는 시에나로부터 12킬로미터 지점에서 시에나의 기사를 만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피렌체가 키안티 지역을 다스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진실이라고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후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에는 검은 수탉 문양이 그려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저도 처음 와인리스트를 작성할 때 주저없이 넣었던 와인이 바로 키안티 클라시코입니다. 그 중에서도 카스텔라레 디 카레텔리나를 선택했었습니다. 2006년 리스트에 올린 이후로 지금까지 쭉 만족감을 주는 참 근면성실한 샐러리맨 같은 와인입니다. 잘익은 체리와 자두향에 쌉싸름한 초콜릿 풍미, 그리고 산지오베제 특유의 산미가 더해져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맛을 보여주는 키안티 클라시코. 재미난 전설 이야기와 함께 혹시 누군가랑 다투셨다면 키안티 클라시코 한 잔 나누면서 화해하시면 어떨까요.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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