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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간다는 것은 시차적응이 필요 없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나라와 1시간 차이 일 뿐이죠. 그러나 날씨는 꼭 챙겨야 합니다. 남반구에 위치하기 때문에 우리와 정반대로 현재 호주는 봄입니다. 그래서 와인 수확도 빠르고 와인 생산도 빠릅니다. 어쩌면 와인 산업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는지 모르겠습니다.호주의 떠오르는 아니, 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몰리두커(Molly Dooker ) 부부가 내한했습니다. 부부가 와인메이커이며 매우 활동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특히 해학적이며 유니크한 라벨 디자인으로 이미 국내에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몰리두커는 호주식 표현으로 ‘왼손잡이’라는 뜻입니다. 부부와 자식들 모두 왼손잡이라고 합니다. 이날 행사에서 몰리두커의 다양한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미 수입된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날씨가 그래서인지 이제껏 잘 마시던 화이트 보다 레드 와인이 더 그립네요. 퇴근하는 저녁길, 부쩍 짧아진 태양을 뒤로 하고 길을 걸으면, 쌀쌀한 바람과 함께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엘리오 그라소 바롤로 지네스트라 까사 메이트(Elio Grasso Barolo Ginestra Casa Matè)는 이런 날씨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많은 생각도 하게 되고. 1978년에 첫 빈티지를 생산한 지네스트라 까사 메이트는 3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연간 약 14,000병을 생산합니다. 포도나무의 수령은 40년 정도고요. 프렌치 오크가 아닌 슬라보니안 오크통을 사용하지요. 국제적인 평판은 좋습니다. 08빈 같은 경우에는 Robert Parker 98+를 받았지요. 06빈티지..
세계 각국엔 엄청나게 많은 요리가 있습니다. 세계 3대 요리라 부르는 중국, 프랑스, 터키 요리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요리를 보다 보면 인간의 창의력은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수 많은 세계 각국의 요리를 분류하는 기준 또한 다양할텐데, 식재료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잘 살려서 조리하느냐 아니면 여러가지 식재료를 섞어서 새로운 맛을 내느냐에 따라 나눠볼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요리의 경우엔 전자에 속한 것이 많고, 우리나라 요리의 경우엔 후자의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물론 딱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거죠.와인도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수 많은 와인들을 위의 기준에 따라 나눠보면 한가지 품종을 주로 써서 만드는 버라이어탈 와인(Variet..
영화 사이드웨이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여자 주인공 마야가 막 사귀기 시작한 남자 친구 마일즈에게 가장 아끼는 슈발 블랑 61년산을 언제 마시겠느냐고 묻습니다. 마일즈는 '아주 특별한 날 마실 것이다.'고 대답합니다. 마야가 마일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날이라도 그 와인을 마시는 날이 특별한 날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마스터 소믈리에 브라이언과 에반이 서울에 도착한 날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이날을 특별하게 기억하고자 제가 고른 와인은 75년 샤토 오존(Chateau Ausone)입니다.부서져 버리는 코르크와 소믈리에의 당황한 모습을 보며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와인이 잔에 따라지고, 축배의 말을 건네고, 와인 잔을 코에 갖다 대는 순간 걱정은 사라지고 모두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
웰빙 바람에 실려 함께 날아온 로하스(LOHAS) 바람 덕분에 자전거 매출이 엄청 뛰었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면 환경보호도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저도 자전거를 무척 좋아해서, 왠만한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갑자기 자전거 얘기를 왜 꺼냈냐구요? 오늘 소개할 와인 꼬노 수르(Cono Sur) 카베르네 소비뇽/카르미네르(Cabernet Sauvignon/Carmenere) 때문입니다. 이 와인의 레이블에 보면 귀엽게 생긴 녹색 자전거가 등장합니다. 칠레 콜차구아(Colchagua)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자전거만 타고 다닌다고 하는데요. 미니벨로라고 불리우는 이런 종류의 자전거는 이제 친환경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인간이 만든 그 어떤 화학적 물질도 사용하지 ..
한국에서 와인에 관심을 가진 이들 중 칠레 와인 생산자 '몬테스 아우렐리우스'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몬테스는 와인을 만드는 양조가이면서, 전 세계를 돌며 그의 와인을 알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3년 전 홍콩에서 열린 와인박람회에서 '칠레 와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그의 모습은 매우 안상적이었습니다. 코믹스러운 그림으로 청중들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익살스런 표정과 농담 속에서도 그의 확고한 표정에서 칠레와인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봄 부산의 한 레스토랑에서 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고, 몬테스 사의 다양한 와인들을 함께 시음했습니다. 시음이 모두 끝난 후에 조심스럽게 질문 한 가지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칠레 피노 누아는 너무 ..
겉모습이 주는 강렬함이 사람이건 사물이건 무언가를 판단할 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느낍니다. 오늘 소개할 이 와인 같은 경우엔, 레이블이 주는 느낌이 와인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보라빛 벨벳 옷을 입은 도도한 남불 귀공자의 느낌이랄까요? 마스 뤼망 프레뤼드(Mas Lumen Prelude)는 그렇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저에게 다가왔습니다.빛을 뜻하는 뤼망(Lumen)이라는 와인 이름은 사진작가 출신 양조자 파스칼 페레(Pascal Perret)가 사진의 기본단위인 빛에 대한 존경을 담아 지은 와인의 이름입니다. 까리냥과 시라가 주는 검은 과일의 풍미 위로 감초와 계피향이 피어오르고, 시간이 좀 지나자 동물적인 향미가 방안을 가득 메웁니다. 마치 동물원에..
가을비가 내립니다. 곧 날씨는 추워지고, 추위에 질린 나뭇잎의 얼굴이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바뀌겠죠. 어제까지 시원한 냉면이 떠올랐다면, 이젠 칼국수나 라멘이 그리워지기 시작할 겁니다.비 내리는 쌀쌀한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마실거리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술과 커피? 둘 다 추위를 가셔주고 아늑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죠. 그런데 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흠, 블랙러시안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한데… 원두커피 향이 가득한 와인은 어떨까요?보데가스 엘 니도(Bodegas El Nido)의 끌리오(Clio)는 호주 최고의 양조학자인 크리스 링랜드(Chris Ringland)가 스페인 무시아 지구의 아라고나 계곡에서 키운 카베르네 소비뇽과 모나스트렐 포도로 만든 와인입니..
뜨거운 정열의 땅 스페인의 테루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보데가(Bodega) 출신으로, 진한 과일향 풍부한 레드 와인, 알미레즈(Almirez)를 소개합니다. 태양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는 절구통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알미레즈는 이런 저런 재료를 넣고 정성껏 빻아 하나로 섞는데 사용되는 주방기구를 뜻합니다. 핸드믹서 같은 도구가 없던 시절, 신선한 계란 노른자에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잘 섞어서 만든 아이올리(aioli)같은 소스도 이런 절구통에서 만들어냈습니다.서로 다른 재료가 섞여 하나의 어우러진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나 그것이 음식일 때는 더욱 그렇죠. 알미레즈는 포도라는 단일 재료로 만든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맛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느낌은 마치 여러가지 재료를 ..
9월이 된다는 것은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 온다는 것입니다. 가을은 하늘이 높고, 먹을 것이 풍부하여 쉬이 살이 찐다고 합니다. 가을에는 잘 먹고, 잘 마시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마시기 위해서는 무엇을 마시느냐가 중요하겠죠! 오래 전, 와인이라고 하면 포도에 소주를 부어서 집에서 만든 ‘담근 술’밖에 몰랐죠. 뭔가 제대로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집에서 대충대충 만든 술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와인의 존재와 제조법을 알게 되면서 대단한 오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와인은 마시는 사람에게 미각의 즐거움과 정신적 행복을 주는 술이랄까요. 마테틱(Matetic) 와인 디너를 했습니다. 칠레에서 친환경농법인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이곳의 주인장 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