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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을 지나 동물원 맞은편에서 발견한 와인 - 마스 뤼망 프레뤼드 본문
겉모습이 주는 강렬함이 사람이건 사물이건 무언가를 판단할 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느낍니다. 오늘 소개할 이 와인 같은 경우엔, 레이블이 주는 느낌이 와인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보라빛 벨벳 옷을 입은 도도한 남불 귀공자의 느낌이랄까요? 마스 뤼망 프레뤼드(Mas Lumen Prelude)는 그렇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빛을 뜻하는 뤼망(Lumen)이라는 와인 이름은 사진작가 출신 양조자 파스칼 페레(Pascal Perret)가 사진의 기본단위인 빛에 대한 존경을 담아 지은 와인의 이름입니다. 까리냥과 시라가 주는 검은 과일의 풍미 위로 감초와 계피향이 피어오르고, 시간이 좀 지나자 동물적인 향미가 방안을 가득 메웁니다. 마치 동물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는데에 노력하는 양조자의 의지로부터 나오는 거겠죠. 이게 서곡(Prelude)이라고 하니 그 담엔 어떤게 나올지 기대됩니다.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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