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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의 세월이 무색한 생기와 젊음 - 세냐 1997 본문
스페인어로 '뚜렷한 흔적', 혹은 '개인적인 서명'이란 뜻을 지닌 세냐(Seña)는 캘리포니아의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와 칠레의 비냐 에라주리즈(Viña Errazuriz)의 에두아르도 챠드윅(Eduardo Chadwick)가 합작해서 만든 칠레의 아이콘 와인입니다. 세냐는 2004년 1월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테이스팅(Berlin Tasting)에서 샤토 라피트(2000)와 샤토 마고(2001) 같은 프랑스 최고 와인과 맞서 비녜도 챠드윅(Viñedo Chadwick)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기도 했죠.
운 좋게도 저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6개 빈티지를 모두 시음해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1997, 2000, 2001, 2007, 2010을 좋은 빈티지로 꼽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1997년 빈티지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편안한 가족 모임에서 마셨던 1997년산 세냐는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잘 짜인 구조의 우아함,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과실의 농축미, 다채로우면서도 조화로운 맛과 향들, 특히 십수 년의 세월이 무색한 와인의 생기와 젊음은 어떤 영화 속 대사처럼 '살아있네~'라고 자꾸만 외치게 하는 와인이었습니다.
<와인 교육자 방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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