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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과 와인 시리즈 2. – 비노 슈브로 부브레 트랑퀴 섹 끌로 드 후즈몽 2009 본문
아직 황사가 오기 전인데 공기 중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여러 날 있었습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겨울에 급격히 온도가 오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네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지난 주 화요일, 수요일에 산에 다녀오고 난 뒤에 목이 컬컬하더니 편도가 부었습니다. 먼지를 많이 먹고 나면 삼겹살 먹어야 한다고 그러잖아요.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얘기를 하도 들어서 그런가 삼겹살 생각이...
사실 전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삼겹살을 먹는 걸 보면 저걸 맛있어서 먹는 걸까, 아니면 회식 때 하도 먹어 익숙한 맛이라서 먹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그런데 청도 미나리가 있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지금 마트에 가면 청도 미나리를 팔고 있어요. 향이 좋고, 연해서 생으로 드시면 신선한 봄내음을 한 가득 느끼실 수 있답니다. 이때가 되면 청도 미나리로 삼겹살 쌈을 해서 먹는 풍경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지요.
자, 음식이 정해졌으니 와인을 골라봐야겠지요. 저는 향의 부피가 풍성한 와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겹살이 기름이 많으니 산도도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다가 눈에 들어 온 와인이 '비노 슈브로, 부브레 트랑퀴 섹 끌로 드 후즈몽(Vigneau Chevreau, Vouvray Tranquille Sec Clos de Rougemont) 2009.'
사실 저 와인의 맛을 정확히 모르고 글로 배운 '부브레 슈냉 블랑'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서 '일단 시도해 보자, 해보고 아니면 말고.' 하는 배째라 정신으로 곁들여 마셨는데 나쁘지 않더군요. 저로서는 2만 원 대 후반의 가격의 낯선 와인을 경험한 것으로도 좋았지만 삼겹살 청도 미나리 쌈을 곁들인 와인으로도 좋았습니다. 단 향 때문인지 모과, 망고 같은 과일 향에 고소한 숙성 향, 짚내. 그리고 끝 맛에서 느껴지는 쌉싸레한 꿀 향까지 느낄 수 있는 와인이었고 와인의 부드러운 산도는 삽겹살의 기름기를 깨끗하게 잡아줘서 고기의 고소함만 남겨주었습니다. 거기에 신선함을 더하는 청도 미나리의 향까지 더해져서 저는 '엄지 척!'
그런데 말입니다. 이건 또 제 추측인데 삼겹살을 콩가루에 찍어 먹으면서 이 와인을 함께 마신다면 어떤 조합이 될까요?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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