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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바로싸 밸리에서 나온 밸류 와인 - 글래처 와인의 월레스 본문
세상에 맛있는 와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Great'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와인도 많이 있죠. 하지만 가격까지 착한 와인은 드문 편입니다. 때때로 맛과 향이 괜찮으면서 가격까지 착한 와인들이 보이곤 하는데, 이런 와인들을 (살만한) 가치가 있다 하여 밸류 와인(value wine)이라 부르죠.
오늘은 호주의 밸류 와인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008년 '매력적인 호주 문화의 다섯 아이콘' 중의 하나로 뽑히고, 로버트 파커가 2005년 와인 인물로 선정했으며, 바로싸 밸리의 문화 발전에 대한 공헌으로 '바로싸의 남작 칭호'를 받은 벤 글래처(Ben Glaetzer)가 만든 월레스(Wallace)라는 레드 와인입니다.
쉬라즈와 그르나슈를 8:2로 블렌딩해서 만든 월레스는 검은 과일과 말린 과일의 풍미와 함께 진한 나무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민트와 바닐라, 유칼립투스 같은 호주 쉬라즈 와인 특유의 풍미도 잘 살아있죠. 시간이 지나면 코코넛이나 볶은 견과류 또는 버터를 넣어서 볶은 음식에서 나는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도 맛볼 수 있답니다. 강렬하고 우아하며 풍만한 느낌이 넉넉하게 입 안을 채우는 가운데 섬세하진 않지만 두터운 느낌을 주는 풍미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들어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월레스의 소비자 가격은 6~7만원 정도이지만 만족감은 10만원 초반대의 와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봅니다.
월레스라는 이름은 존 글래처의 어머니인 쥬디쓰의 조상 이름인데 그녀의 가문은 스코틀랜드에서 기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레이블에 그려진 그림도 켈트식 십자가와 매듭,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국화인 엉겅퀴 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와인 전문 블로그 'Cave de Maeng의 창고 속 이야기' 운영자 맹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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