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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로 '뚜렷한 흔적', 혹은 '개인적인 서명'이란 뜻을 지닌 세냐(Seña)는 캘리포니아의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와 칠레의 비냐 에라주리즈(Viña Errazuriz)의 에두아르도 챠드윅(Eduardo Chadwick)가 합작해서 만든 칠레의 아이콘 와인입니다. 세냐는 2004년 1월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테이스팅(Berlin Tasting)에서 샤토 라피트(2000)와 샤토 마고(2001) 같은 프랑스 최고 와인과 맞서 비녜도 챠드윅(Viñedo Chadwick)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기도 했죠. 운 좋게도 저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6개 빈티지를 모두 시음해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1997, 2000, 2001, 2007, 2010을 좋은 빈티지로..
술 권하는 쉐프 심입니다. 오늘은 닭 얘기를 해볼까해요. 닭 좋아하시나요? 닭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기억들이 있으신가요? 저에게 있어서 닭은 모 연예인이 퀴즈 프로그램에서 닭을 닦이라고 썼다가 창피당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과 쥐가 엉덩이를 파먹어도 모르다가 어느 날 픽 쓰러져 죽어버리는 멍청한 닭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특히 두 번째 기억은 충격적인데요, 자신의 뒤가 파먹히는지도 모르다가 죽음에 이르는 멍청한 닭. 그런데 그런 닭을 국가의 상징으로 쓰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입니다. 라틴어 갈루스(gallus)가 닭과 갈리아족을 동시에 의미하고 있다는 이유로 닭은 갈리아족의 상징이 되었고, 프랑스의 상징으로 대접받으며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멍청한 닭의 이미지가 아닌 용맹스런 싸움닭의..
저는 등산을 하면서 생각의 정리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여름보다는 겨울 등산을 더 좋아하고요. 일단은 조용하고, 날이 차가울수록 숨도 덜 차고, 생각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젠 날이 따뜻해졌잖아요. 오늘은 중턱까지도 못 올라갔는데 물은 반통이나 마셔버렸고 마음으로는 전망대까지만 가자 싶더군요. 그렇게 힘들게 발을 옮기는데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나는 순대가 먹고 싶다. 따뜻하고, 돼지 피와 채소가 속을 채우고 있는 천안 병천 순대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정상을 찍고 내려와야 순대를 먹을 염치(?)가 생긴다.'며 없던 기운이 솟구칩니다. 물론 여기서의 '순대'는 오로지 '순대'만 이야기 하는 게 아니지요. 순대와 와인입니다. 그리고 와인은 작년, 아주 우연한 기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