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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산 보르도 아뻴라시옹의 꼬르디에 보르도 화이트(Cordier Bordeaux Blanc)는 100% 소비뇽 블랑을 사용하여 만든 와인입니다. 옅은 그린 색조의 맑고 투명한 외관과 달리 인상깊은 미네랄과 함께 잘 익은 자몽의 풍미가 살아있는 와인으로 생선류, 해산물, 혹은 닭고기와 같은 흰살 고기와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리아쥬를 위해 만들어 본 음식은 브로컬리 크림과 버섯을 곁들인 닭가슴살 프리까세입니다. 프리까세(Fricasse)는 닭고기나 토끼 고기 등을 이용하여 육수와 진한 소스에 천천히 익혀 만든 스튜를 일컫는 요리 이름입니다. 상큼한 와인의 풍미가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프리까세의 크림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줌으로써 한쌍의 잘 어울리는 마리아쥬가 탄생하였습니다.
사시까이아(Sassicaia)는 맛을 설명하는 것이 촌스럽게 보일 정도로 유명한 와인이지만 저는 처음 마셔 봤으므로... 온갖 베리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색이 선명한 광고 사진을 보는 것처럼 탱글하고 신선한 과일의 향과 산미, 부드럽게 녹아 있는 탄닌은 입 안에서 거슬리는 것 없이 실키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여태 마신 이탈리아 와인처럼 요란하지 않은 것 같다는 감상을 이야기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밝고, 건강하고, 활기 찬 모습을 갖추어서일까요? 다른 음식 없이 와인만 마셔도 지루하다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와인을 마신 날 오전, 멀리서 온 친구와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작은 동네를 산책했는데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과 친구와 나누었던 ..
보르도 5대 샤또 중 하나인 로칠드가문이 만든 샴페인은 어떨까? '샹파뉴 로칠드(Champagne Rothschild)'는 샤또 라피트 로칠드, 샤또 무똥 로칠드, 샤또 클라크가 합작해 만든 샴페인입니다. 이들은 샹파뉴의 로마네 꽁띠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뭉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로칠드 가문은 1743년 이래 한번도 서로 뭉쳐서 와인을 만든 적이 없었지요.샴페인은 샹파뉴 로칠드 브뤼(Champagne Rothschid Brut), 로제(Champagne Rothschid Rose), 블랑 드 블랑(Champagne Rothschid blanc de blancs) 3종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한개의 화살은 부러지기 쉽지만 다섯개의 화살은 뭉치면 부러지지 않는다."는 가문의 상징인 다섯개의..
자연주의 와인은 단순히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생산해내는 와인입니다. 포도 나무의 가지를 치거나 포도를 수확할 때에도 천체의 변화에 맞춰서 하고, 해로운 동물이 포도밭에 출현을 하면 약을 놓기 보다는 그 동물의 사체를 태운 재를 뿌려서 접근의 재발을 막는 등의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자, 그럼 여덟 가지의 자연주의 와인들을 보시겠습니다. 1. 다미안"이 와인을 생산하는 다미안 포드베르식(Damijan Podversic)은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의 생산을 위해 고군분투 합니다. 그는 연간 23,000병을 생산하며 와인 생산에 꼭 필요한 것들로만 와이너리를 이끌어 가는 미니멀리스트라고도 합니다. 그가 생산하는 와인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
오늘 소개할 샴페인은 영국 왕실에서 인정한 프리미엄 샴페인, 로랑 페리에 입니다. 로랑 페리에는 로버트 파커의 “와인 구매 가이드”에서 최고 점수인 별 5개를 획득했고, 세계적 권위의 호텔 레스토랑 회원 그룹인 르레 앤 샤토(Relais & Chateaux)의 공식 샴페인으로 채용되는 등 그 품질과 맛 뿐만 아니라 샴페인의 구조 또한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로랑 페리에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베르나르 드 노낭쿠르(Bernard de Nonancourt)입니다. 베르나르의 어머니 메리 루이스 여사 역시 샴페인 메종 랑송의 출신으로 4명의 아이를 가졌지만 일찍 남편을 잃으면서 혼자 아이들을 키우게 됩니다. 그녀는 1938년 도산 직전의 로랑 페리에를 매입하였고,..
해마다 이맘 때면 태풍이 두세 차례 올라오곤 했는데 올해는 조용합니다. 덕분에 청명한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산들산들 바람 부는 가을 날씨를 실컷 만끽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듯 비 내리지 않고 햇빛 좋은 날이 계속 되면 과일엔 당분이 충실하게 쌓이기 마련입니다. 또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기온에 산도도 잘 축적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저는 올해 과일 농사가 아주 좋을 거라고 예측해 봅니다. 과일 농사가 잘 될거라고 생각하다 보니 갑자기 과일향이 진한 와인이 마시고 싶어집니다. 보데가 프란시스코 까사스(Bodegas Francisco Casas)의 깜파롱 레세르바(Camparron Reserva)는 스페인의 토로(Toro) 지방에서 자라는 평균 수명 40년 이상의 틴타 데 토로(Tinta de Tor..
레드 와인 소비 일색이던 국내 와인시장이 지난 몇 년간 화이트와인 소비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지대한 공헌을 한 와인은 다름 아닌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모스카토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달콤한 세미-스파클링 와인들입니다. 탱크 방식 또는 샤르마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프리잔테(약발포)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은 와인을 즐기는 이들은 물론 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기쁨을 주는 와인이지요.두에 그라디는 와인의 이름 그 자체가 2도(Due gradi)라는 의미로 와인의 실제 알코올 도수가 2도 밖에 되지 않아 입안에서는 모스카토 품종의 상큼한 풍미만 전해질 뿐 알코올의 뜨거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와인입니다. 하지만, 분명 1%가 넘는 알코올을 가진 알코올 음료, 와인임은 틀..
소믈리에의 영예 중의 영예, 마스터 소믈리에로 향하는 관문인 '제 2회 코트 오브 마스터 소믈리에 세미나 서울'이 2014년 3월 11일부터 3일간 열립니다.지난 9월 10일 열렸던 제 1회 세미나에서는 모두 17분이 소믈리에 입문 과정(Introductory Sommelier Certificate)을 통과했고, 이중 9명이 다시 공인 소믈리에 심화 시험(Certified Sommelier Examiation)을 통과해 Certified Sommelier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것은 국제 평균을 웃도는 뛰어난 결과로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마스터 소믈리에 브라이언 줄리안과 에반 골드스테인은 한국의 도전자들이 보여준 열정과 실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열정을 이어받아 마스터 소믈리에 타이..
땅을 꽃으로 형상화한 듯한 레이블이 인상적인 앙젤베르그 게뷔르츠트라미너 알자스 그랑 크뤼(Engelberg Gewurtztraminer Alsace Grand Cru)를 소개합니다. 2012년산으로 아직 마시기엔 너무나 어리지만, 와인이 가지고 있는 산미와 당분의 조화는 그저 덜 성숙한 와인의 맛이라고 하기엔 나쁘지 않은 잠재된 맛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습니다.덜 성숙함에서 오는 당도와 이를 적절히 제어해주는 산미 덕분에 완벽할 정도로 절제된 깔끔함을 표현하는 앙젤베르그 게뷔르츠트라미너. 앙젤베르그는 먼저 세상을 등진 롤랑 슈미트씨의 유지를 받들어 그의 아내 안느 마리와 두 아들 쥘리앙과 브뤼노가 열심히 이어가고 있는 알자스의 대표적인 독립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앙젤베르그 게뷔르츠트라미너를 맛보자마자 머..
제가 와인을 즐겨 마신다하니 술 좀 마신다하는 지인들이 '나도 와인을 시작해 볼까?' 하며 어떤 와인을 마시면 좋을지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하기가 어렵지만 않다면 술 좀 마신다는, 와인은 밍밍해서 술 같지 않았으나 이제는 와인을 좀 마셔볼까 하는 호기심이 가득한 지인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와인을 만났습니다.샤토 폴 마스 꼬또 뒤 랑그독(Chateau Paul Mas Coteaux du Langudoc). 시라와 그르나슈가 블렌딩된 남부 프랑스의 와인입니다. 첫 향으로는 다양한 향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을 것 같은 먼지 냄새가 느껴집니다. 이후 스위트 스파이시, 페퍼, 과일향, 허브향, 나무향과 풀향, 견과류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한 오일의 향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겁지만 젠틀하게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