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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된다는 것은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 온다는 것입니다. 가을은 하늘이 높고, 먹을 것이 풍부하여 쉬이 살이 찐다고 합니다. 가을에는 잘 먹고, 잘 마시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마시기 위해서는 무엇을 마시느냐가 중요하겠죠! 오래 전, 와인이라고 하면 포도에 소주를 부어서 집에서 만든 ‘담근 술’밖에 몰랐죠. 뭔가 제대로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집에서 대충대충 만든 술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와인의 존재와 제조법을 알게 되면서 대단한 오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와인은 마시는 사람에게 미각의 즐거움과 정신적 행복을 주는 술이랄까요. 마테틱(Matetic) 와인 디너를 했습니다. 칠레에서 친환경농법인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이곳의 주인장 조르..
저번 주에 자르(saar)지역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자르 지역의 명문 와이너리인 카르트호이저호프(karthauserhof)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와인 평론가인 젠시스 로빈슨은 그의 저서에서 "자르지역의 와인은 흐리멍텅하고 개성이 없다."고 언급하며, 그러나 예외가 있고 그것은 바로 '카르트호이저호프'라고 하였습니다. 카르트호이저호프는 모젤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매우 훌륭한 드라이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입니다. 고풍스러운 테이스팅룸에서 맛본 그의 와인들은 모두 하나같이 뛰어난 미네랄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산도와 과실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스위트한 와인들도 나오지만 카르트호이저호프의 백미는 드라이 리슬링이 아닐까합니다. 2011년과 2012년 빈티지의 모든 와인을 시음하였는데, 역시 독일..
프랑스에서는 무흐베드르(Mourvedre), 스페인에서는 모나스트렐(Monastrell), 호주에서는 마타로(Mataro)라고 부르는 포도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품종입니다. 더운 지방에서 잘 자라고 탄닌과 색소가 많은 무흐베드르는 와인으로 만들었을 때 맛이 너무 강렬해지곤 하기 때문에 쉽게 친숙해지기 어려운 편이죠. 저도 처음 무흐베드르 와인을 마셨을 땐 그 파워에 질리고 말았답니다.하지만 이 포도를 여러 곳에서 재배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기본적으로 이 포도는 당분과 탄닌, 색소가 풍부하고 오크와 친화력도 좋기 때문에 고급 와인으로 만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과일향도 다양하고 풍부하게 나오는 편이죠. 프랑스 남부에서는 일찌기 무흐베드르를 그르나슈와 블렌딩해서 뛰..
오늘 소개할 와인은 호주 남부의 몰리듀커(Mollydooker)라는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블루 아이드 보이(Blue Eyed Boy)라는 와인입니다. 범상치 않은 흑백 레이블에는 어떤 소년의 사진이 담겨져 있습니다. 소년의 눈이 정말로 파란지 여부는 흑백이라 확실치 않습니다만, 와인을 만든 오너의 실제 아들이라고 합니다.사실 Blue eyed boy라는 표현은 관용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총애를 받는 사람'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파란색은 천덕꾸러기같은 존재였습니다. 로마인들에게 파란눈을 가진 사람은 어리석고 천한 야만인이었지요.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법. 천대받던 파란색은 어느새 귀족들이 선호하는 색이 되었고, 염색쟁이들은 더 다양한 종류의 파란색을 만들..
올 봄 반값 세일로 구입해 온 마르께스 데 아리엔조 크리안자(MARQUES DE ARIENJO CRIANZA) 2007입니다. 당시 2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했었고 사실 별 기대가 없었음을 살포시 고백합니다. 그때에는 리스칼(RISCAL)에만 욕심이 있었던 터라 이 와인은 안중에도 없었지만 리제르바(RISCAL RESERVA)와 크리엔자(ARIENZO CRIANZA)의 차이를 비교 테이스팅 해볼까 싶어 재미삼아 구매한 와인이었답니다.그리고는 시간이 흘러 구매 동기는 커녕 구매 사실 조차도 새까맣게 잊어버렸었는데, 며칠 전 퇴근길에 동네 족발 집에서 족발을 사갈까 하는 남편의 전화에 바람도 선선하게 부니 부담스럽지 않은 레드 와인을 마셔볼까 하던 차에 눈에 띈 이 와인. 코르크 위가 딱딱하게 말라 있어..
이빨이 어지간히 아프더군요. 동네 치과에 갔더니 대학병원으로 가 보랍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해부학적 변이’로 치아 재이식 수술을 해야 한답니다.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잠깐 ‘멍’을 때렸습니다. 발치한 치아를 재빠르게 치료하여 다시 재이식하는 수술입니다. ‘어떻게 발치한 치아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정말 놀라운 기술력이지 않은가요.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세상 살기 좋아졌다’. 단언컨대, 문명의 발달은 인류에게 수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20세기 양조기술의 발달은 와인 맛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20세기의 와인 양조는 파스퇴르의 죽음과 그의 이론의 확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가 개발한 저온살균법에 의해 와인의 안전한 보존이 가능해졌습니다. 보르도 대학에서는 1950년대부터 크..
처음 이 와인을 맛본 것은 1년전 쯤인 것 같습니다. 20배럴즈 샤도네이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던 와인이였습니다. 그러나 지인으로 있는 어느 한 와인 애호가의 끈질긴 요청으로 수입이 된 와인이죠. 처음 이 와인을 마셨을 때, 버터가 가미된 일본식 조개요리와 함께 매칭했습니다. 바닐라 향이 강한 와인이였는데, 버터와 조개가 어우러지며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기분 좋은 저녁자리였습니다. 스톤 푸르츠 풍미와 미네랄이 좋은 와인입니다. 버터가 가미된 해산물 요리와 매칭하신다면 강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코노수르는 20배럴즈 샤도네이에 이어 쇼비뇽 블랑도 출시하였습니다. 20배럴즈 쇼비뇽 블랑 또한 레몬에서 시트러스로 이어지는 풍미와 여운이 뛰어난 화이트 와인입니다.
도멘 오스테르탁(Domaine Ostertag)은 1966년에 만들어진 와이너리로 현재 와이너리를 관리하는 앙드레 오스테르탁(Andre Ostertag)은 꼼테 라퐁(Comte Lafon)에서 3년간 근무하며 많은 노하우를 쌓은 2대째 주인입니다. 오스테르탁에서 관리하는 포도밭은 약13ha 정도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는 77년의 고목들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포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뿌리가 깊어 땅속의 미네랄을 잘 머금은 풍부한 포도를 만들어 냅니다. 1998년부터 모든 구역에서 비오디나미 농법을 실시하고 있는데, 재밌는 사실은 모든 와인은 그 개성에 따라 "과실" "떼루아" "시간"이라는 3가지 종류로 나뉘어진다고 합니다. 그중 오늘 소개할 끌로 마티스(clos mathis)는 "떼루아"에 해당되는 와인..
처서가 지났습니다. 무덥고 축축하던 밤 공기가 서늘한 기운을 품기 시작했더군요. 새벽 바람 속에선 벌써 가을의 기척이 스며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곧 가을맞이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반팔옷 대신 긴팔옷을 준비하고 옷장 속의 양복도 꺼내서 손질해야겠죠. 가을을 맞이하기 위해 와인도 준비해야겠습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갈증을 달래주고 달아난 입맛을 돌려놓는데 도움을 줬던 화이트와 로제 와인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접어둘까 합니다. 대신 셀러 안의 레드 와인 숫자를 세어봐야겠네요. 그리고 가을맞이 파티를 할 때 꺼내놓을 만한 와인이 있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가을에 어울리는 와인이라면 뭐니뭐니해도 피노 누아겠죠? 그것도 부르고뉴 피노 누아. 기회가 된다면 도멘 올리비에 주앙(Domaine O..
샤토 르 퓌(Château le Puy)는 보르도 우안 코트 드 프랑에서 나오는 와인입니다. 생테밀리옹 옆에 위치한 코트 드 프랑은 2009년부터 코트 드 보르도(Côtes de Bordeaux) AC에 편입되었습니다. 이곳은 보르도에서 가장 높이 위치한 생산지이면서 또 비가 가장 적게 오는 건조한 지역입니다. 자연 그대로를 와인에 담고자 하는 자연주의 와인 샤토 르 퓌는 비오다이내믹 농법을 활용해 포도를 기릅니다. 또한, 400년간 단 한 방울의 농약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샤토 르 퓌는 유기농 공인 인증기관(Ecocert SA France)에서 인정한 유기농 와인입니다. 수확도 손으로 직접하고, 천연 이스트만 사용하며, 필터링하지 않고 황산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와인을 테이스팅 하면 보르도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