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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로 뒤 자나께(Clos du Zahnacker)는 히보빌레 지역의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모노폴 와인입니다. 히보빌레는 높은 고도에 화강암과 석회질 토양을 가지고 있어 풍부한 미네랄리티와 함께 섬세한 산도를 보여주는 특별한 지역으로 총 50명의 생산자가 가입되어 있으며, 이들이 재배한 포도를 사들여 와인을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출시 및 판매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끌로 뒤 자나께는 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밭으로 와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밀도를 좁히고 수확 시기에는 전부 손수확할 뿐만 아니라 관리 직원도 3헥타르당 한 명을 쓸 정도로 퀄리티를 중시하는 와인입니다.끌로 뒤 자나께 리슬링은 토양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 깊은 피네스와 미네랄리티가 섬세하게 표현되며, 알자스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15~20년까지..
이탈리아 와인하면 흔히 토스카나 지방의 끼안티 와인이 떠오르고, 그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산지오베제 포도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몬테풀치아노 역시 이탈리아 와인에 많이 들어가는 포도입니다. 전통 품종인 몬테풀치아노는 산지오베제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포도입니다. 재배지도 꽤 넓고 다양해서 이탈리아 정부에서 분류한 95개 와인 생산지 중 20개 지역의 DOC 와인에 이 포도가 쓰이고 있죠. 특히 아부르쪼(Abruzzo), 라티움(Latium), 마르케(Marche), 몰리제(Molise), 움브리아(Umbria),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풀리아(Pulia)와 토스카나(Toscana)에서는 몬테풀치아노가 들어간 훌륭한 DOC급 레드 와인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와인에 관심을 가진 이들 중 칠레 와인 생산자 '몬테스 아우렐리우스'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몬테스는 와인을 만드는 양조가이면서, 전 세계를 돌며 그의 와인을 알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3년 전 홍콩에서 열린 와인박람회에서 '칠레 와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그의 모습은 매우 안상적이었습니다. 코믹스러운 그림으로 청중들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익살스런 표정과 농담 속에서도 그의 확고한 표정에서 칠레와인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봄 부산의 한 레스토랑에서 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고, 몬테스 사의 다양한 와인들을 함께 시음했습니다. 시음이 모두 끝난 후에 조심스럽게 질문 한 가지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칠레 피노 누아는 너무 ..
겉모습이 주는 강렬함이 사람이건 사물이건 무언가를 판단할 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느낍니다. 오늘 소개할 이 와인 같은 경우엔, 레이블이 주는 느낌이 와인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보라빛 벨벳 옷을 입은 도도한 남불 귀공자의 느낌이랄까요? 마스 뤼망 프레뤼드(Mas Lumen Prelude)는 그렇게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저에게 다가왔습니다.빛을 뜻하는 뤼망(Lumen)이라는 와인 이름은 사진작가 출신 양조자 파스칼 페레(Pascal Perret)가 사진의 기본단위인 빛에 대한 존경을 담아 지은 와인의 이름입니다. 까리냥과 시라가 주는 검은 과일의 풍미 위로 감초와 계피향이 피어오르고, 시간이 좀 지나자 동물적인 향미가 방안을 가득 메웁니다. 마치 동물원에..
저는 주로 겨울에 생굴 회를 먹을 때 곁들여서 마시는 걸 제일 좋아합니다. 짜릿하게 느껴지는 산미와 상쾌한 구즈베리, 풀 향기, 깔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쉬는 굴회의 신선한 바다향과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전 샤블리보다는 쇼비뇽 블랑과 굴의 매칭을 더 좋아합니다. 주로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이 되겠지요.제가 갖고 있는 쇼비뇽 블랑의 이미지와는 다른 쇼비뇽 블랑이 있어서 다소 놀라웠답니다. 앙리 부르주아의 에띠엔 앙리 상세르(Henri Bourgeois Etienne Henri Sancerre) 2009는 향에서는 쇼비뇽 블랑의 특징들이 드러나는데 입 안에서는 짜릿한 산도보다는 얌전하게 느껴졌고 부드러운 바닐라 향이 와인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따뜻하고, 둥글며, 청순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 와인을 생..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송편, 갈비찜, 튀김, 전류 등 풍요로운 명절 음식이 살을 찌게 만들죠. 그러나 명절 음식은 으레 기름진 편입니다. 기름진 음식은 쉬이 질립니다. 그러나 톡 쏘는 시원한 화이트 와인과 함께 하면 입안의 기름기를 말끔하게 정리해주면서 음식의 담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식전에 반주로 한잔 걸치면 식욕을 돋워줍니다.높은 산도와 상큼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포도 품종으로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콕 찝을 수 있습니다. 쇼비뇽 블랑을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나라는 뉴질랜드입니다.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은 이미 높은 품질의 쇼비뇽 블랑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점점 지나치게 과숙된 포도로 만들어 밋밋한 스타일을 대량 생산하기도 합니다. 쇼비..
트리어는 특이하게 독일에서 다양한 로마시대의 유적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거대한 대중 목욕탕, 검은문 등 다양한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지요. 이곳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셀러가 있는 와이너리인 'Vereinigte Hospitien'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곳의 셀러는 약 1800년 전의 로마시대인 AD 330년경에 사용되던 곳으로 아직도 당시에 만든 벽들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셀러답게 수많은 올드 와인들이 보관되어 있지요. 'Vereinigte Hospitien'은 슬레이트 토양에서 오는 미네랄과 산도, 당도가 잘 어우러지는 좋은 와인입니다. 드라이한 스타일의 GG도 만들고 있으나 스위트한 와인이 더 멋진 곳입니다. 'Vereinigte ..
가을비가 내립니다. 곧 날씨는 추워지고, 추위에 질린 나뭇잎의 얼굴이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바뀌겠죠. 어제까지 시원한 냉면이 떠올랐다면, 이젠 칼국수나 라멘이 그리워지기 시작할 겁니다.비 내리는 쌀쌀한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마실거리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술과 커피? 둘 다 추위를 가셔주고 아늑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죠. 그런데 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흠, 블랙러시안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한데… 원두커피 향이 가득한 와인은 어떨까요?보데가스 엘 니도(Bodegas El Nido)의 끌리오(Clio)는 호주 최고의 양조학자인 크리스 링랜드(Chris Ringland)가 스페인 무시아 지구의 아라고나 계곡에서 키운 카베르네 소비뇽과 모나스트렐 포도로 만든 와인입니..
뜨거운 정열의 땅 스페인의 테루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보데가(Bodega) 출신으로, 진한 과일향 풍부한 레드 와인, 알미레즈(Almirez)를 소개합니다. 태양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는 절구통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알미레즈는 이런 저런 재료를 넣고 정성껏 빻아 하나로 섞는데 사용되는 주방기구를 뜻합니다. 핸드믹서 같은 도구가 없던 시절, 신선한 계란 노른자에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잘 섞어서 만든 아이올리(aioli)같은 소스도 이런 절구통에서 만들어냈습니다.서로 다른 재료가 섞여 하나의 어우러진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나 그것이 음식일 때는 더욱 그렇죠. 알미레즈는 포도라는 단일 재료로 만든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맛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느낌은 마치 여러가지 재료를 ..
일주일 전만 해도 가을 타령하는 것이 너무 이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제 낮부터 발이 시려 수면 양말을 신기 시작했습니다. 쌀쌀해진 바람과 함께 생태계의 여자 인간종도 계절을 준비하는 요즘, 서해안 바다에서는 꽃게 금어기가 풀렸습니다. 풍성한 가을 식탁은 바다에서 먼저 오나 봅니다. 이번 주는 꽃게 금어기 해제 - 살이 꽉 찬 수케 - 풍성한 가을 식탁으로 이어진 이미지의 끝에서 나타난 크룩. 처음 마셨던 크룩은 강렬하고 저돌적인 향과 버블의 공격에 "우와" 소리를 저절로 나게 했었습니다. 준비도 전에 강력하게 밀고 들어와 상대를 혼비백산하게 만드는 게릴라 혁명군 같은 느낌도 들었었지요. 강한 느낌으로 치고 들어와 목넘김이 끝난 이후까지 향기는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