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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자연주의 와인 - 샤또 페낭의 나뛰르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4. 20. 10:00


이번 보르도 여행에서 색다른 와인을 발견했습니다. 환경과 웰빙의 시대에 자연주의는 와인에서도 예외 없이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와인에 있어서 자연주의는 대부분 포도밭에서 포도를 재배하면서 사용하는 각종 농약과 제초제를 화학 약품 대신 천연 재료로 사용하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샤또 페낭(Chateu Penin)의 자연주의 와인 나뛰르(Natur)는 와인을 양조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첨가하게 되는 SO2(아황산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또다른 차원의 자연주의 와인입니다. 와인 생산에서 SO2는 필수불가결한 첨가물입니다. 와인 양조 최대의 적인 산화 (oxidation)를 방지하고, 또한 병입된 와인에 남아있을 수 있는 미생물(주로 이스트 찌꺼기)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SO2 첨가는 유기농이나 비오디나믹(bio dynamic) 같은 자연주의 와인에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와인에 남아 있는 SO2는 건강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마신 후 두통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SO2에 알러지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그래서 좋은 와인일수록 와인에 남아 있는 SO2 수준을 낮추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저는 SO2에 민감해서 SO2 함량이 높은 저가 와인을 마시면 이튿날 반드시 두통으로 고생을 합니다. 그래서 와인 백레이블에 표기되어 있는 SO2 함량을 꼭 확인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샤또 페낭에서 완벽하게 SO2 free 와인을 만든다니 흥미롭기 짝이 없었습니다.

샤또 페낭은 보르도 우안 생테밀리온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보르도 수퍼리어 AC로 레드 와인은 메를로를 주품종으로 합니다. 나뛰르도 메를로 90% 이상의 와인입니다. 당연히 오크 숙성도 거치게 됩니다. 통상 오크 숙성과정에서 산소 접촉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미세하고 점진적인 산소 접촉은 와인을 부드럽게, 그리고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작용을 합니다. 나뛰르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까? 나뛰르는 오크숙성 과정에서 산소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오크통을 와인으로 가득 채워서 숙성하고 숙성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고 합니다.

와인 맛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2010년 빈티지를 테이스팅 했는데 역시 다른 보르도 와인 보다는 덜 무겁고 더 후루티(fruity)하며 타닌은 미세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제조 과정이 다르다 보니 다른 스타일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겠죠. 어린 와인을 가볍게 마시기에는 손색이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스타일의 와인은 보르도 이외의 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SO2 free를 구현했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타스크이고 이런 독창적인 시도를 하는 와인너리가 별로 없어서겠지요. 상업적으로 얼마나 성공한 와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남들이 하지 않는 독창적인 영역을 개척하는 그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도 SO2에 민감하고 보다 자연적인 와인을 원한다면 이런 와인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올드 앤 레어 와인(OLD & RARE WINE) 대표 박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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