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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네그라 'Isla Negra'의 소비뇽블랑 샤르도네 와인 본문

모니카의 와인 감성 에세이

이슬라 네그라 'Isla Negra'의 소비뇽블랑 샤르도네 와인

와인비전 2014. 5. 27. 15:23



안녕하세요.  

처음, 와인에 관한 글을 쓰게된 모니카입니다.

 

저는 와인을 놀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와인이 때때로 굉장히 거창해 보이지만, 

결국 와인이란 건,  맛과 매력에 흠뻑 취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그러니 조금은 어깨에 힘을 빼고 입술과 감성으로 와인을 흠뻑 즐기자,

하는 것이 제 와인생활의 모토랍니다.

 

무엇보다, 와인을 마시고 있으면

와인을 닮은 누군가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 떠오르는 대상은 아련한 기억 속의 첫사랑이기도 하고,

엊그제 카페 제 옆자리에 앉아 달콤한 사랑의 대화를 나두던 커플이기도 하고,

아인슈타인 같은 시대의 인물이기도,

파블로 네루다 같은 제 마음 속의 영웅이기도 해요.

어쨌든 중요한건, 와인은 우리 곁에 많은 사람들을 닮았다는 사실이죠.

꼭 누군가를 닮지 않았더라도

와인이 닮은 것은

어떤 의미있는 상황,

어떤 기억, 순간, 계절,

어떤 음악, 영화, 그림일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해 와인을 마시는 것이 훨씬 맛있더라구요.

말하자면, 와인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저만의 비법이에요!

 

얼마 전에는 칠레 와인 이슬라 네그라 'Isla Negra'의 소비뇽블랑 샤르도네 와인을 마셨어요.

여름이 오긴 온 것 같아요. 아로마틱한 화이트 와인에 자꾸만 눈이 가는걸 보면.

 

이슬라 네그라. 검은 섬이라는 뜻이에요.

칠레 산티아고에서 120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해안 마을인데,

바닷가에 거무스름한 바위들이 있는 곳이라 '검은 섬'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이 곳은 칠레의 유명한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살았던 곳이면서 동시에,

파블로 네루다를 등장인물로 한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의 배경지이기도 하죠.

 

와인 라벨엔 이슬라 네그라를 형상화한 몽환적인 파스텔 톤의 '검은 섬' 그림이 그려져있어요.

문득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찰랑이는 여름 바다의 이국적인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더라구요.

초여름 밤, 살랑살랑 불어오는 나즈막한 바람과 참 어울리는 와인이었어요.

특히, 달달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당도에 시트러스, 엘더 플라워와 같은 흰 꽃 향기가 나는 아로마.

상큼하면서도 달콤하고 또 아로마틱한 와인의 맛은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주인공 '마리오 히메니스'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용감한 그는, '베아트리스'라는 섹시하고 아름다운 동네 아가씨에게 한눈에 반해

파블로 네루다의 지도 하에 달콤하고 정열적인 연애편지를 써서

사랑을 고백하거든요.

 

신비로운 해안가 마을, 이슬라 네그라를 모티브로

영감을 주고, 즐거움으로 마실 수 있는,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칠레의 '이슬라 네그라' 와인.

적어도 제게는 그 마음이 전해진 것 같네요!

 

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개인적인 추천은 적당한 당도와 상큼한 산도가 어우러진 아로마틱한 화이트 와인이에요.

가볍게 칠링해서 마시며, 여름이 오는 것을 맞아보는걸 어떨까요?

거기에 연애소설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혹은

이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이탈리아 영화 '일 포스티노'도 함께 추천드려요.

 

-모니카의 감성에세이, 모니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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