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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문명의 충실한 모범생은 이탈리아 반도의 로마인이었습니다.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부족한 편이었지만, 로마인은 기존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죠. 그들이 그리스 문명에서 배운 것 중에는 당연히 와인도 있었습니다.일찌기 그리스인들은 바다 건너 이탈리아 반도를 주목했고, 반도의 남단에 여러 개의 식민도시를 세웠습니다. 식민도시 근처엔 당연히 포도밭을 개간하여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었죠. 이탈리아의 토질이나 지형, 기후가 포도 재배에 적합했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이탈리아를 외노트리아(Oenotria), 즉 ‘와인의 땅’이라 불렀습니다. 그리스인들의 와인 생산 기술은 교류를 통해 로마로 전파되었고, 로마의 와인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처럼 로마의 ..
접목 부위를 강화하고 바람직한 뿌리 시스템을 기르기 위해 종종 나무와 주변 토양에 검은색 폴리에틸렌 비닐을 씌우기도 합니다. 그리하면 잡초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온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도나무는 보통 3~4월에 접목을 거친 후 봄서리의 위험이 거의 사라진 5월 하순 경에 모밭으로 옮겨집니다. 성육기 동안 해충과 질병, 잡초를 줄이기 위해 농약이 살포되고 날씨 상태에 따라 물을 대기도 합니다.일단 최초의 성육기가 지나 나무가 휴면 상태에 들어가면 모밭에서 파냅니다. 그리고 접목 상태가 좋고 뿌리가 충분히 자랐는지 확인한 다음 다루기 좋게 손질한 후 살균하여 저온 보관합니다. 포도나무는 필요에 따라 최장 1년까지 냉장 상태로 보관할 수 있지만 대개는 접목한..
앞선 1, 2회 열린와인스쿨은 열띤 호응 속에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즐거운 분위기에서 와인을 배우고 시음했죠. 그때 교육 받으신 분들은 아마도 쇼핑을 할 때 예전과 다른 눈으로 와인 매장을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의 열린와인스쿨에 대한 후기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제1회 열린와인스쿨 - 경희대편 ● 제2회 열린와인스쿨 - 이철헤어커커편 이번에도 열린와인스쿨에 참여하여 와인을 배우실 분들을 찾습니다. 와인에 관심 있는 분들을 20명 이상 모아주신 다음 아래의 신청방법에 따라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음주가능한 연령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가능하니 망설이지 말고 신청하세요! 다만 한정된 기회에 최대한 많은 분들이 와인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교육 참여 인원 등 몇 가지 조건이 붙습..
개인적으로 '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 디올에서 출시한 향수 자도르(J'adore)가 있습니다. '나는 좋아한다'라는 의미인데요, 무엇을 좋아한다는 걸까요? 자도르 뒤에는 황금을 뜻하는 목적어 오르(or)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즉, 나는 황금을 좋아한다라고 해석할 수 있겠죠. 반면에 '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르헨티나(Argentina)입니다. '은'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르젠툼(argentum)이라는 단어에서 나라 이름이 기원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은광산이 존재한다는 헛소문을 듣고 찾아온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었지요. 비록 은광산은 없었지만,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는 무공해 청정지역인 멘도사는 와인 생산지로 최적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와인은 바로 이곳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방의 투풍..
 날도 점점 더워지니 장마 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여름 김치를 담가야겠다는 생각에 얼갈이 김치와 열무 김치를 담갔습니다. 더운 계절에는 불 앞에서 지지고 볶고 하는 일이 고역이지요. 날씨 덕에 부실해지는 식탁의 구원자는 시원하고, 알싸한 여름 물김치. 찬 밥을 말아서 혹은 소면을 말아서 슬쩍 육수를 얼린 얼음을 동동 띄워 먹으면 간편하고 시원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빌라 클라라(Villa Clara)를 시음했을 때 함께 시음했던 엄경자, 조수민 두 소믈리에와 방문송 선생님은 크리스피한 버블에 대한 인상을 제일로 손꼽았으며, 조수민 소믈리에의 경우에는 우수한 청량감에 대한 소감도 이야기를 했답니다. 더운 여름철, 조잘거리는 수다와 함께 카바의 바작거리는 버블과 청량감이 앞으로 더해질 무더위..
오늘 소개하는 와인은 보르도의 아주 작은 아뻴라시온인 까농 프론삭(Canon Fronsac)의 와인입니다. 프론삭/까농 프론삭 지역은 생떼밀리온과 인접한 보르도 우안 지역인데, 18, 19세기까지는 보르도에서 높은 성가를 누렸으나 불행히도 지금은 메독과 생떼밀리온에 묻혀 일부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나 좀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저도 그동안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까농 프로삭을 방문하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보르도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보르도 하고는 너무 다른 곳이었습니다. 우선 경치가 달랐습니다. 편평한 메독 지역과 달리 언덕들이 많고 힐사이드에 포도밭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유사한 곳을 생각해보니 투스카니 지역의 구릉이 떠올랐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아주 작은 패밀..
접목은 접수(椄穗, scion)를 접본(接本, rootstock)에 붙여 만듭니다. 접수는 품종의 순수성과 바이러스 유무에 대한 검사를 철저하게 거친 포도원에서 구합니다. 포도나무로부터 얻은 접수를 종묘장으로 가져가 약 25mm 정도의 작은 조각으로 자릅니다. 그러면 각각의 조각에 하나의 눈이 맺히게 될 것입니다. 접본은 이 일을 전문으로 하는 재배자들이 기르는 접본용 나무에서 채취하는데 주로 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 북부에 많이 퍼져있습니다. 필요한 나무는 겨울에 채취하여 종묘장으로 가져간 다음 1.2m의 길이로 자른 후 냉장 보관됩니다. 원래 포도나무는 접목 기술을 배워서 이 종묘장에서 저 종묘장으로 옮겨 다니는 떠돌이 일꾼들의 손에 의해 접목되곤 했는데 오늘날엔 기계로 접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흔히 ..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나쁘지만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 그리고 "와인은 폴리페놀 성분 때문에 건강에 좋다."라는 이야기가 미디어에 종종 나오곤 합니다.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같은 양의 육류를 섭취하더라도 심혈관 질환에 덜 걸린다는 프렌치 패러독스를 비롯해 적당한 와인이 장수에 도움을 주고, 성생활에도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오죠.고대 그리스에서도 와인은 술인 동시에 몸에 좋은 약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적당한 양의 와인을 마시는 것은 건전한 생활 습관인 동시에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기여하는 요소로 인정받았죠. 그리스의 비극 시인인 에우리피데스는 다음과 같은 시를 통해 와인의 효과를 칭송했습니다. 그의 선물에 흠뻑 취하면괴로워..
-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11월의 테이스팅 세션 주제는 일명 '변방의 와인'입니다. "그 나라에서도 와인이 나와?" 할 정도의 의외의 와인들. 몇 달 전, 3GO 멤버들과 함께 베레종에서 열린 터키 와인 시음회에 다녀왔었지요. 토종 품종으로 만든 와인에서 나오는 낯선 맛과 향에 저는 도저히 와인을 평가할 수 없었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내셔널 품종이라고 할지라도 익히 알고 있었던 맛과 향이 아니었던지라 도대체 평가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했었지요. 11월의 테이스팅 세션은 그와 비슷한 감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때보다는 덜 멘붕이었다는 거. 뭐든 한 번 이상의 경험이 있은 후에는 좀 더 유연한 사고가 열리나 봅니다. 1. 대한민국, 오미 로제(Omy Rose) 2008...
금요일 그 남자 입니다. 오늘 소개 드릴 와인은 템프라니오의 장인이라 불리는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Alejandro Fernandez)의 뻬스께라(Pesquera)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페인 와인이 바로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의 하자와 뻬스께라입니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했을 때 데일리로 쉽게 마실 수 있는 가격은 아닌 것이 아쉽지만 마실 때마다 참 대단하다고 느끼는 와인입니다.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는 스페인의 두에로 강변을 돌아다니다 자갈과 점토 석고로 구성된 토양을 지닌 비탈길을 발견합니다. 그리곤 매우 기뻐합니다. 바로 스페인 토착 품종인 템프라니오 생산의 최적지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강변의 비탈길을 매입하기 시작합니다. 개인 소유주들이었지요. 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1989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