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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원숭이? 페르시아 후궁? 와인의 탄생에 얽힌 두 가지 전설 본문

와인 이야기

[까브드맹의 와인 야사] 원숭이? 페르시아 후궁? 와인의 탄생에 얽힌 두 가지 전설

와인비전 2013. 5. 29. 17:28


1. 인류는 언제부터 와인을 마시게 되었을까요? 아주 오래 전에 와인을 마시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겁니다. 인류가 와인을 마시게 된 계기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설이 전해옵니다.

하나는 원숭이 전설. 포도 열매가 땅에 떨어진 후 자연 발효되어 와인이 되었는데, 그 와인을 원숭이가 먹었습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원숭이를 본 사람들이 이를 이상하게 여겨 땅에 고인 와인을 맛봤죠. 와인의 맛과 향, 그리고 알코올이 가져다주는 즐거운 기운에 빠진 인간은 스스로 와인을 빚어 마시게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그런데 원숭이가 본 것을 인간은 보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인간도 와인의 향에 이끌려 맛을 보지 않았을까요? 결국 와인을 먼저 마셔본 것이 인간이었을지 아니면 원숭이였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일 겁니다.


또 하나의 전설은 고대 페르시아 왕국의 후궁이 와인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옛날 옛적 고대 페르시아의 한 왕이 포도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지하 저장실에 잘 익은 포도를 보관해 두고 일년 내내 가져다 먹었죠. 하지만 너무 많이, 너무 높게 쌓아놓다 보니 무게 때문에 아래에 보관해 둔 포도는 포도알이 터지게 말았답니다. 포도알이 터지면서 흘러나온 포도즙에 껍질에 붙은 효모가 달라붙어 자연 발효가 되었습니다. 효모는 포도즙의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으며, 멋모르고 포도 창고에 들어간 노예 몇명이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일시적으로 기절하는 사건이 일어났답니다. 이 사건으로 왕궁 사람들은 창고 바닥에 흘러나온 포도즙의 정체에 대해 쑤군댔죠.

이때 왕의 총애를 잃어 슬픔과 두려움에 빠진 후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지하 저장실 바닥에 깔린 액체가 극약일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하 저장실로 내려가 죽을 각오로 바닥에 흘러나온 액체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죽지는 않았고, 오히려 이상하게도 기분이 즐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후궁은 왕에게 이 희안한 액체를 진상했고, 이걸 마신 왕도 똑같이 즐거운 기분을 느꼈습니다. 왕은 포도에서 나온 포도즙에 슬픈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와인을 만들도록 명령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고대 페르시아는 지금으로부터 약 2,600년 전에 세워진 나라이고, 와인은 그전부터 마시고 있었으므로 이 이야기는 단지 전설일 뿐 사실이 아닙니다. 마치 세종대왕님과 순창 고추장에 얽힌 전설과 같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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