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자격증 와인비전 WSET

신세계의 청출어람(靑出於藍) 와인 - 조셉 펠프스 인시그니아 2002 본문

7인 7색 와인투데이

신세계의 청출어람(靑出於藍) 와인 - 조셉 펠프스 인시그니아 2002

와인비전 2013. 8. 31. 07:40



이빨이 어지간히 아프더군요. 동네 치과에 갔더니 대학병원으로 가 보랍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해부학적 변이’로 치아 재이식 수술을 해야 한답니다.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잠깐 ‘멍’을 때렸습니다. 발치한 치아를 재빠르게 치료하여 다시 재이식하는 수술입니다. ‘어떻게 발치한 치아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정말 놀라운 기술력이지 않은가요.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세상 살기 좋아졌다’. 단언컨대, 문명의 발달은 인류에게 수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

20세기 양조기술의 발달은 와인 맛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20세기의 와인 양조는 파스퇴르의 죽음과 그의 이론의 확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가 개발한 저온살균법에 의해 와인의 안전한 보존이 가능해졌습니다. 보르도 대학에서는 1950년대부터 크로마토그라피가 도입되어 와인을 분석함으로써 원료인 포도 품종을 화학적으로 판별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수면 아래에서 증식되고 있던 하이브리드 불법재배자를 용이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세기는 와인 양조에 적합한 효모 및 유산균을 선발 배양함으로써 보다 안정되고 결함 없는 와인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미생물학 및 화학의 발전에 따라 와인 양조가 농민의 손에서 양조가의 손으로 옮겨가게 된 시대였습니다. 특히 미국 와인의 눈부신 발전은 주목할 만합니다. 나사(NASA)의 인공위성을 이용해 최적의 토양을 찾아내고, 혁신적인 양조 기술이 전세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조셉 펠프스의 인시그니아 2002 빈티지는 2005년 세계적인 와인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100대 와인 중에 1위로 등극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2009 빈티지는 83%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13% 프티 베르도(Petit Verdot), 4% 메를로(Merlot)의 보르도 블랜딩으로 되어있으며 메리티지(Meritage)라고 부릅니다. 짙은 보라빛을 띠며 다소 높은 알코올 함량으로 농도가 짙습니다. 농익은 과일향이 코 끝을 찡하게 만들어 줍니다. 블랙베리, 서양자두 과일잼, 건포도 등의 익은 과일향이 느껴집니다. 다크 초콜렛과 계피향의 오크향과 감초, 정향, 그리고 가볍고 신선한 민트향이 조화를 이루어 복잡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강건하면서 실키한 감촉의 타닌은 입안을 꽉 채워주고 응축력 있는 구조감이 있으며 높은 산도와 밸런스를 이루면서 긴 여운을 느끼게 해줍니다. 장기 숙성이 가능한 스타일입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보다 더 뛰어난 기술력과 실력으로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시그니아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제자가 성공한 신세계의 청출어람(靑出於藍) 와인인 듯 합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수석 소믈리에 엄경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