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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 모습 뒤에 숨은 강인한 기질 - 르 오-메독 디쌍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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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 모습 뒤에 숨은 강인한 기질 - 르 오-메독 디쌍

와인비전 2013. 5. 29. 10:00


"왕의 만찬과 신들의 제사를 위한 와인(Resum Mensis, Aris que Deorum)". 샤토 디쌍(Chateau d'Issan)의 라벨에 적힌 글귀입니다. 이러한 글귀가 무색하지 않게 보르도 그랑 크뤼 3등급인 샤토 디쌍은 등급에 어울리는 품질로 많은 와인 애호가들을 매혹시켜왔죠. 샤토 디쌍에게는 세 명의 동생 같은 와인이 있습니다. 첫째 동생은 블라종 디쌍(Blason d'Issan)으로 슈퍼 세컨드라 불릴 만큼 좋은 맛과 향을 지닌 와인입니다. 둘째 동생인 물랭 디쌍(Moulin d'Issan)은 보르도 슈페리어급의 와인으로 일반 보르도 와인보다 알코올이 더 강한 와인이죠. 그리고 막내 동생이 르 오-메독 디쌍(Le Haut-Medoc d'Issan)입니다.

원래 르 오-메독 디쌍의 이름은 샤토 드 깡달(Chateau de Candale)이었는데, 어느 샌가 르 오-메독 디쌍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모든 와인의 이름에 '디쌍'을 넣어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한 것이겠죠? 세컨드, 써드를 지나 포쓰(4th) 밖에 안되는 르 오-메독 디쌍이기는 하지만 명가의 솜씨로 양조되어서인지 산도, 당도, 탄닌의 세 요소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맛을 보여줍니다. 또한 처음엔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며 검붉은 과일향이 풍부하게 피어오르지만, 1시간 정도 지나면 초반에 느끼기 힘든 강렬하고 팽팽한 기운을 뿜어내죠. 막내라 해도 훌륭한 누이들인 샤토 디쌍이나 블라종 디쌍과 같은 DNA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격 대비 퀄리티가 우수한 와인으로 최소한의 소스만 끼얹은 레어 스테이크나 슬쩍 익힌 쇠고기 등심구이와 함께 먹는다면 와인과 음식 양쪽에서 모두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겠네요. 

<와인 전문 블로그 'Cave de Maeng의 창고 속 이야기' 운영자 맹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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