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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황사가 오기 전인데 공기 중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여러 날 있었습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겨울에 급격히 온도가 오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네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지난 주 화요일, 수요일에 산에 다녀오고 난 뒤에 목이 컬컬하더니 편도가 부었습니다. 먼지를 많이 먹고 나면 삼겹살 먹어야 한다고 그러잖아요.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얘기를 하도 들어서 그런가 삼겹살 생각이... 사실 전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삼겹살을 먹는 걸 보면 저걸 맛있어서 먹는 걸까, 아니면 회식 때 하도 먹어 익숙한 맛이라서 먹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 그런데 청도 미나리가 있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지금 마트에 가면 청도 미나리를 팔고 있어요. 향이 좋고, 연해서 생으..
샴페인 방식으로 스파클링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식이 블렌딩(blending)입니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베이스 와인을 만들고 이를 와인병에서 2차 발효를 시켜 버블을 만듭니다. 또 다른 방식은 블리딩(bleeding) 입니다. 레드 그레이프를 살짝 크러싱해서 흘러나오는 쥬스(free run juice)로 로제 와인을 만들어서 이를 베이스 와인으로 2차 발효시켜 버블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생산 효율이 낮기 때문에 일부 고급 로제 샴페인만이 이 블리딩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르 물랭 브뤼트(Le Moulin Brut)'가 희귀한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보편적이지 않은 블리딩 방식을 채택하..
금요일 그 남자입니다. 가르나차는 프랑스 남부론의 대표 포도품종인 그루나슈를 말합니다. 가르나차는 올드바인의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을 때, 그리고 무흐베드르와 블랜딩을 했을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합니다. 일부 유명 평론가들은 가르나차는 올드바인이 아니면 뛰어난 와인이 나오질 않는다고 말하며 올드바인이 아닌 가르나차는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 드릴 와인은 바로 올드바인에서 만들지 않은 그냥 평범한 가르나차로 만든 '호노로베라 가르나차(Honoro Vera Garnacha)'입니다. 라벨부터 영화포스터처럼 생긴 이 와인은 지난 2월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 사용된 와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와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스티븐 텐저(St..
3월 12일 논현동에 위치한 와인비전 교육장에서 제1회 코트 오브 마스터 소믈리에 세미나를 대비한 첫 번째 스터디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생업으로 바쁜 가운데에서도 스무분의 도전자가 참석하였고, 장장 3시간에 걸친 스터디 세션에서 코트 오브 마스터 소믈리에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어가셨죠. 그 열정적인 분위기를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전달해 보렵니다. 세션 시작 전에 미리 와서 교재를 보고 있는 도전자들입니다.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낼 수 없죠. AIWS 방문송 선생님과 담화 중인 김주완 소믈리에. 도전자들보다 앞서 공인 소믈리에 심화과정(Certified Sommelier Examination)을 통과했으며, 오늘 스터디 세션에서 도전자들에게 시험에 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해줬습니다. 교육 시작~ 시..
White day? White wine day!!^^ 아...돌아왔습니다. 화이트데이~ 사실 잠시 잊고 있다가 편의점에 갔더니 사탕이 엄청나게 많네요^^ 이 때만 되면 남자분들은 고민이 참 많죠? 뭘해야 할지...조쏘의 추천은 역시 둘 만의 오붓한 식사를 하라!! 입니다. 이런 날 분위기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와인이 있으니 바로"Tokaji"입니다. 프랑스 루이 14세 때 프랑스 왕실에 선물로 보내졌으며, 이런 인연으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토카이 와인은 수확 시기를 놓쳐 귀부병(곰팡이)에 걸린 포도 송이를 수확하여 사용합니다.그리고 수확한 포도 송이를 소쿠리에 담아 며칠 동안을 말린 후 포도당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짜낸 포도 즙에 일반 포도 즙을 섞어 토카이 와인을 만듭니다. 이 과정을 거친 토..
어제 집에 오다가 포장마차에서 순대를 파는 걸 봤습니다. 순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어느 새 제 손에는 순대 1인분이 들려 있더군요. 순대 매니아로써 잠시 정줄을 놨나 봅니다. 모양은 별로 아름답지 못하지만, 순대는 참 매력적인 음식입니다. 기본적으로 동물 내장 안에 당면과 야채, 피가 들어가지만, 지역마다 종류마다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하죠. 고기가 많이 들어간 것, 당면 대신 찹쌀이 들어간 것, 순대 껍질이 두꺼운 것 등등…공통점은 모두 맛있다는 것입니다. 전통 스타일일수록 더 맛있구요. 순대는 좋은 간식거리이자 한끼 식사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훌륭한 술안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종종 와인을 곁들여 마시는데요, 문제는 어울리는 와인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죠. 레드 와인을 함께..
이탈리아의 베네토 지역에서는 와인의 맛과 향, 당분을 농축시키고자 전통적 방식인 아파시멘토(Appassimento)를 사용합니다. 이는 와인을 만들기 전에 건조한 장소에 있는 대나무 선반에 수확한 포도를 펼쳐 놓고 한겨울 내내 포도를 반건조시키는 전통 기술입니다. 마시 기술팀은 "전통적인 방식을 이용하여 현대적인 와인을 만들자"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베네토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러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고자 장소 물색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됩니다. 그 놀랄만한 결실이 바로 마시 투풍가토 코르백(Masi Tupungato Corbec) 와인입니다. 이 와인이 생산되는 마시의 라 아르볼레다(La Arboleda) 포도원은 멘도사 지방의 투풍가토 밸..
어느 날 손님이 와인 한 병을 가지고 와서는 어울리는 음식을 부탁하였습니다. 갑작스런 부탁에 당황했더랬죠. 와인의 이름부터 살펴보았습니다. 포이악 출신의 샤또 끄루아제 바쥬(Chateau Croizet Bages)였습니다. 그랑 크뤼 5등급으로 분류된 나름의 명품와인이었죠. 포이악 하면 사실 양고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대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닷 바람이 양들이 뜯어먹는 풀에 소금기를 뿌려주고, 짭쪼름한 풀을 뜯어 먹고 자란 양으로부터 얻은 고기는 너무 맛이 좋아서 프레살레(Pre sale)라는 별명이 붙여지게 되죠. '프레'는 '미리'라는 뜻이고 '살레'는 '소금을 뿌리다'라는 뜻입니다. 미리 소금을 뿌렸다는 프레살레까지는 아니더라도 양고기가 있었다면 뭔가를 만들었을 텐데 아쉽게도 그날 냉장고엔 양..
흔히들 동장군이 봄을 시샘한다는 꽃샘 추위가 올 것 같은 때 입니다. 안개와 미세 먼지. 이제 곧이어 올 황사로 봄은 궂은 시련을 앞세운 후에야 잠깐 왔다 가겠지요. 잠깐 중에도 종종 비와 찬 바람을 시녀처럼 대동하고 새침하게 굴 것입니다. 못된 아가씨 비위 맞춰주다간 그야말로 짧은 봄날을 즐기지도 못한 채 훌쩍 시간만 보내버릴 수 있으니 차게 부는 사람에는 가볍게 날리는 맛이 있는 샬랄라한 스카프로 대응하고 흐린 하늘과 탁한 공기에는 향긋한 봄나물로 이겨낼 생각입니다. 아마도 저의 봄타령은 한동안 계속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 봅니다. 일요일의 와인은 라로쉬 비오니에 뱅 드 페이 독(Laroche Viognier Vin de Pays d'Oc) 2010입니다. 비오니에를 떠올리면 의도하지 않아도 노..
부르고뉴 블랑(Bourgogne Blanc)은 부르고뉴 지방 어느 곳에서나 생산되는 포도를 사용해서 만드는 엔트리 레벨 와인입니다. 그러나 레세띠(Les Setilles)는 쁄리니 몽라쉐(Puligny Montrachet)와 뫼르소(Meursault) 마을의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포도만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부르고뉴 블랑에 비해 높은 품질의 와인입니다. 실제로 테이스팅하면 향이 진하고 복잡하며 입안에서도 프레미엄 와인이 갖고 있는 우아함과 밸런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오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와인으로 부르고뉴 샤도네이로서는 바디감이 무겁지 않고 상큼함이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입안에 한 모금 머금으면 바로 입안에 침이 고이고 입맛이 도는 매력이 있습니다. 봄날에 나른할 때 후각과 미각 세포를 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