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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 토레스 상그레 데 또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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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 토레스 상그레 데 또로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2. 18. 10:00


생쥐가 요리를 한다는 황당한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아시나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사람이 아닌, 그렇다고 갸루상도 아닌, 생쥐 한 마리가 훌륭한 요리사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스토리 보드의 가벼움과는 다르게 요리사인 저에게는 무한감동으로 다가온 작품이었지요.

본래 라따뚜이(ratatouille)라는 말은 '허섭한 음식'이라는 뜻의 라따(rata)와 '마구 휘젓다'라는 뜻의 뚜이에(touiller)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호박, 가지, 토마토 등 프로방스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허섭한 야채를 넣고 천천히 익혀낸 일종의 스튜로서 가난한 서민들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쉐프 터치(chef's touch)를 거쳐 고급스런 가스트로노미(gastronomie)로 변신을 합니다. 그리고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거 같은 냉혹한 평론가의 마음을 뒤흔들어 감동시키게 됩니다. 고급스런 가스트로노미로 치장을 했지만 결국 이 음식이 가진 진실은 어린 시절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주신 그 라따뚜이 맛이었기 때문이죠. 진실없이 겉만 화려한 음식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와인이 있습니다. 1947년산 샤또 슈발 블랑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어디를 봐도 그 와인과 라따뚜이가 어울린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합니다. 라따뚜이와 어울릴 만한 와인.

바로 스페인 토레스의 상그레 데 또로(Sangre de Toro)입니다. 비록 프랑스 와인은 아니지만, 그르냐슈와 까리냥의 조화를 통해 전달되는 검은 과일의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스파이시한 향은 서민적인 진실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영화 속 명대사 중 이런게 있습니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나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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