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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랑 먹고 싶어랑~ 산타 헬레나 그랑 레세르바 까르미네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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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랑 먹고 싶어랑~ 산타 헬레나 그랑 레세르바 까르미네르

와인비전 2013. 5. 1. 10:00


얼마 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우연히 양꼬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기름기가 슬슬 박힌 양고기를 꼬치에 꿰어 숯불에 돌려가며 은근하게 구운 후 쯔란(孜然, 커민)과 고춧가루, 소금, 깨를 혼합해 만든 양념에 찍어 먹으면, 캬~ 그 맛이 일품이죠. 여기에 청도 맥주나 저렴한 백간(白干)을 하나 곁들여 마시면 환상의 마리아쥬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맥주나 백간도 좋지만 저는 와인 애호가. 과연 양꼬치에 어울리는 와인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칠레의 산타 헬레나에서 나오는 산타 헬레나 그랑 레세르바 까르메네르(Santa Helena Gran Reserva Carmenere)이죠. 이 와인은 블랙체리 같은 검은 색 과일과 말린 과일의 향이 나며, 볶은 헤이즐넛 같은 부드러운 향을 지녔습니다. 매끈하고 탄탄한 질감을 지녔고 무게감도 제법 있구요. 또 탄닌은 묵직하게 느껴지지만 부드럽습니다. 무엇보다 후추나 정향 같은 스파이스 풍미가 솔솔 나와서 풍미가 강한 양고기와 무척 잘 어울리죠.



참고로 까르메네르는 원래 보르도 6대 적포도 중 하나로 한때는 보르도 일대에서 널리 재배되었지만, 19세기 말에 필록세라의 창궐 이후 자취를 감춘 품종입니다. 하지만 칠레에서 메를로로 잘못 알려진 채 재배되어 오다가 1994년에 몽펠리에 대학의 쟝-미셸 부르시코(Jean-Michel Boursiquot) 교수가 재발견했죠. 오늘날 까르메네르는 칠레의 대표적인 특산 포도로 자리잡고 있으며, 칠레의 와인 생산자들은 이 포도로 끌로 아팔타 같은 걸작 와인들을 만들어내고 있답니다.

<와인 전문 블로그 'Cave de Maeng의 창고 속 이야기' 운영자 맹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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