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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곤에서 날아온 와인의 품격 - 킹스릿지 오레곤 피노 누아 본문
며칠 전, 설국열차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영화 속 주인공이 와인을 병째 들고 마시는 장면에서 '음~ 마시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습니다. 결국 그 욕구는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 근처 대형 마트 와인코너를 기웃거리게 만들었죠.
이 와인 저 와인 구경을 하다가 눈에 띈 녀석은 미국 오레곤에서 생산된 킹스 릿지 오레곤 피노 누아(Kings Ridge Oregon Pinot Noir)였습니다. 하얀색 바탕에 적갈색 글씨의 레이블은 마치 하얀 눈위에 붉은 핏자국처럼 이미지화되어 영화의 잔상처럼 저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킹스 릿지 피노 누아는 미국의 와인 생산지 중 가장 피노 누아에 적합한 테루아를 갖춘 오레곤 지역 출신답게 품격 있는 풍미를 보여주었습니다. 더운 여름날에 특히 잘 어울릴 것 같은 시원한 색상, 풋풋한 라스베리와 체리향을 앞세워 입맛을 돋구는 산미, 그리고 그 뒤를 따라 피어오르는 커피와 초콜릿 풍미는 미국 오레곤 출신의 피노 누아도 부르고뉴 출신 피노 누아만큼 품격이 있음을 당당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깊은 밤, 영화가 주는 여운을 이 와인과 함께 되새겨봅니다.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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