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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천기 누설 - 레알 테소로 피노 쉐리 본문

7인 7색 와인투데이

이것은 천기 누설 - 레알 테소로 피노 쉐리

와인비전 2013. 10. 20. 07:25



이번 목포 여행에서 홍어와 레알 테소로 피노 쉐리(Real Tesoro Fino Sherry)를 매칭해보는 경험을 갖게 됐습니다. 유달산 정상에서 우연히 만난 목포 토박이의 추천을 받은 홍어집. 단골 손님의 소개로 온 관광객에게 잘 삭은 홍어를 내주었는데 그 독특한 냄새는 쉐리와 어떻게 맞을지 기대가 되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쉐리가 잔에 따라지고 새콤한 향과 함께 맡아지는 쉐리 특유의 향은 입에 침이 돌게 했습니다. 반짝거리는 황금빛 컬러와 높은 산도와 꿀 향 같기도, 견과류 향 같기도, 과일 향 같기도 한 향이 코를 간질이다가 한 모금 입 안에 머금었을 때에 느껴지는 후끈한 알콜 기운, 단맛과 구수한 맛이 도는 것 같다가 입술 안쪽에 남는 짭쪼레한 맛은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상쾌하고, 깔끔하고, 가벼운 바디와 풍부한 향. 그리고 알콜. 

홍어와의 매칭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삭힌 홍어에서 나는 독특한 암모니아 향은 쉐리의 향과 알콜과 만나면서 화~한 상쾌한 느낌을 주더군요. 마치 페퍼민트 차를 마신 것 같은 느낌? 운전 중에 씹는 No Sleep 껌을 씹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짭쪼레한 맛이 남는 여운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진짜 믿기 힘드시겠지만 탁주보다 잘 어울리더란 말입니다. 

삭힌 홍어와 쉐리의 신세계. 저는 지금 뭔가 천기를 누설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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