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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의 유기농와인 - 포지오포코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4. 1. 10:20


한때 쉐시몽 앞, 작은 공간에 비옥한 흙을 공수해 차곡차곡 깔고, 거기에 청양고추 모종을 심어 텃밭을 일군적이 있었습니다. 농약을 안뿌리고 고추농사를 짓는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지만, 레스토랑 앞에서 키우는 고추에 농약을 뿌린다는 거 자체가 불가능했기에 자연스럽게 농약 없이 키워 보았습니다. 

첨엔 이름 모를 잡초 마냥 멋대가리 없이 자라더니, 어느 새 파란 고추가 듬성듬성 매달리기 시작하더군요. 음식을 만들다가 고추가 필요하면 문을 열고 잠깐 나가서 고추를 따서 바로 씻어서 파스타의 매운 맛을 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화학비료나 농약없이 키운 유기농이라는 이미지 덕분이었는지 손님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내친 김에 로즈마리와 바질도 심어서 키우기 시작했죠. 

요즘 뜨는 로컬푸드라는게 있죠?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관심은 이미 커질대로 커졌고, 이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얼마나 가까이에서 직접 기른 식품 재료인지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칠레산 포도나 캘리포니아산 오렌지가 어마어마한 거리를 이동하여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는 사실은 다들 잘 아실 겁니다. 이런 장거리 이동 식품은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농약과 왁스 같은 화학물질을 사용합니다. 이런 식품이 우리 건강에 좋을리가 없겠죠.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이라는 말처럼 생산자에서 소비자의 거리를 최대한 줄여서 그곳에서 생산한 농식품을 그곳에서 소비한다는 개념으로 로컬푸드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비록 진정한 의미의 로컬푸드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제가 키운 고추처럼 유기농법을 이용하여 와인을 만드는 친환경 와이너리,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포지오포코(Poggiofoco)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곳은 거대한 숲으로 둘러싸여져 있고, 포도농사뿐만 아니라, 밀과 보리 등 곡식도 재배하고 양과 소도 키우고 있습니다. 밀과 보리는 포도밭으로 거름이 흘러내려가거나 토양이 침식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소나 양의 배설물은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천연 거름으로 사용됩니다. 

화학적인 모든 것을 배제한 상태에서 빚어낸 포지오포코의 와인, 그 맛이 궁금하시죠? 제가 맛본건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었는데, 전형적인 카베르네 소비뇽의 맛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산지오베제처럼 산미와 적당한 타닌의 어우러짐이 기분 좋은 그런 와인이었습니다. 게다가 유기농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몸의 반응(아! 유기농이라 그런가 정말 깔끔하고 맛있다)은 "인간은 음식을 입이 아닌 두뇌로 먹는다"는 말이 사실임을 입증해주었습니다. 


<삼청동 쉐 시몽(Chez Simon) 오너 쉐프 심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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