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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Côte-Rôtie "Brune & Blonde de Guigal"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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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Côte-Rôtie "Brune & Blonde de Guigal"

와인비전 2014. 2. 18. 12:45
Côte-Rôtie "Brune & Blonde de Guigal"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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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는 매일 한 가지씩, 또는 한 번에 수십 종의 와인을 비롯한 여러 술들을 맛보며 술샘으로 살고 있는 나에게 술은 나의 일상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일상을 모두 추억하고,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것의 처음은 항상 신선하고 강렬하다.

와인을 공부하던 학교에서 '시라'품종을 배우며, 시라의 특징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를 하고 있었지만, 오롯이 내 것이 되지 못하고 있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바이올렛 꽃’의 향에 각종 향신료의 향이 어우러진다 하였다. 과일에 후추, 그리고, 바닐라, 커피볶는 향.....

이 모든 향들이 하나의 와인에서 난다고? 그리고, 그 향들이 한 잔의 와인 안에 겹겹이 쌓여있다고? 이런 나의 궁금증은 함께 공부를 하고 있던 분들과 함께 찾아간 와인바에서 해소되었다. Côte-Rôtie Brune & Blonde de Guigal을 처음 주문하여 마셨는데, 깊고 아름다운 색에 반하고, 향의 거의 모든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았던 그 때의 감동은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강렬하다. 우아한 풍미와 강렬한 타닌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이 그저 신비롭기만 했다. 이후에 알게 된 와인의 스토리로 내가 느꼈던 Côte-Rôtie Brune & Blonde de Guigal 이 좀 더 이해가 되었다.

코트 로티의 가파른 두 언덕, Cote Brune(금발의 언덕)과 Cote Blonde(갈색 머리의 언덕)은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던 영주의 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두 딸의 성격처럼 각각의 언덕에서 만들어진 레드 와인들 역시 그 맛이 크게 달랐다고 한다. 성격이 다른 두 토양의 와인을 조화롭게 만들어 더욱 완벽한 와인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와인을 머리로만 공부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며,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향과 맛의 종류를 만나게 되면, 그 특징을 가지는 와인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만나보면 된다.

와인은 마라톤과도 같다. 어쩌면 끝이 나지 않는. 하지만 그 과정에 함께하는 이들이 항상 있기에 그저 하나의 술이 아닌 시간과 사람이 함께하는 추억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 당시 와인이 매우 영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지금은 어떨지.... 나이가 아주 잘 들었을지 궁금하다. 함께 Côte-Rôtie Brune & Blonde de Guigal을 나누었던 분들에게 전화를 해볼까?

<마산대 국제소믈리에과 Sool Sam 정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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