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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새콤한 맛 - 브루몽 그로 망상 소비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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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새콤한 맛 - 브루몽 그로 망상 소비뇽

와인비전 2013. 6. 26. 10:00



날이 덥습니다. 요 며칠 비가 오면서 날이 흐려져 더위가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습한 기운과 함께 강렬한 햇빛이 사정 없이 내리쬐겠죠? 이럴 때는 입맛도 떨어지고 쉽고, 뭔가 시원하면서 새콤한 것을 마시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와인은 참 신 술입니다. 곡물을 사용한 술도 발효 도중에 산미가 우러나오긴 하지만, 와인은 애초에 원재료인 포도 안에 산미가 잔뜩 들어있어 신맛이 있어서는 다른 술의 추종을 불허하죠. 이렇게 신맛 나는 와인을 차갑게 해서 마시면 짜릿한 느낌과 함께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갈증이 가시고 더위도 조금은 극복할 수 있죠.

신맛이 나는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라면 부르고뉴의 샤블리 와인이나 뉴질랜드의 쇼비뇽 블랑 와인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때론 지겹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엔 다른 지역의 와인을 물색해보곤 하죠. 우선 떠오른 와인이 우리에겐 아주 낯선 지역이지만 오래 전부터 와인을 생산해왔던 가스꼬뉴(gascogne) 지방에서 생산된 브루몽 그로 망상 소비뇽(Brumont Gros Manseng Sauvignon)입니다. 

지난 20년간 마디랑(Madiran) 지방에서 가장 선도적인 와인 생산자로 활약해 온 알랭 브루몽의 작품인 그로 망상 쇼비뇽은 이 지역의 토착 품종인 그로 망상에 남서부 프랑스에서 많이 재배하는 소비뇽 블랑을 반반씩 섞어서 만든 와인입니다. 귀여운 느낌이 드는 새콤한 맛에 레몬과 자몽을 비롯한 여러가지 시트러스류 과일의 맛과 향이 있고 푸릇푸릇한 식물성 풍미도 함께 느껴지죠. 시간이 지나면 사과 파이를 떠올리게 하는 달콤한 향기도 흘러 나옵니다.

생선구이나 조개구이, 조개찜, 새우찜, 게찜 등과 아주 잘 어울릴 만한 맛을 지녔고, 시원한 생선회나 샐러드, 냉채 등과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와인 전문 블로그 'Cave de Maeng의 창고 속 이야기' 운영자 맹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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