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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水) 주머니로 만든 98점 와인 - 트라스노초 200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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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水) 주머니로 만든 98점 와인 - 트라스노초 2004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6. 28. 14:01



철저하게 선별된 포도, 그리고 최소한의 간섭! 페르난도 레미레즈 데 가누자는 1989년 자신의 이름을 딴 레미제즈 데 가누자 와이너리를 설립하며 이 두 가지 원칙을 만듭니다. 이 두 가지만 지켜지면 빈티지와 포도밭을 진실되게 보여줄 수 있는 와인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양과 땅이 보여주는 와인! 자연 그대로의 맛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피노 누아로 유명한 프랑스 버건디 지역의 양조자들이 좋아하는 신념이기도 합니다. 떼루아라고 불리는 모든 것! 자신의 포도밭을 비추는 태양, 불어오는 바람, 떨어지는 비, 그리고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대지의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와인에 인위적인 간섭을 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떼루아에 자신이 없다면 이러한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레미레즈 데 가누자는 와이너리를 만들 때부터 자신에 포도밭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고 자랑스러웠나 봅니다.

그러나 곧 와인메이킹에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새 오크 배럴에서 숙성시키고, 와인을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보관시키는 것 등 말입니다. 이것은 모든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기술들이라고 ‘레미제즈 데 가누자’는 말합니다. 최소한의 간섭을 원칙으로 하지만 너무 인위적이지 않은 보편적인 기술은 받아들인 것이지요.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만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레미제즈 데 가누자는 ‘Water-filled membrane bag’이라고 부르는 물 주머니를 개발하게 됩니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트라스노초를 만들기 위해 포도를 압착하는 방법이지요. 그들은 잘 익은 포도송이에서 당분이 떨어지는 아랫 부분의 포도를 잘라낸 후 큰 통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선별된 포도 위에 물 주머니를 올립니다. 호수를 통해 물 주머니 안에 물을 집어 넣고, 무거워진 물이 포도를 압착하면 포도즙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이런 방법은 발로 밟아서 포도를 압착시키는 것보다 마찰을 줄이고 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전통적인 방법보다 gassy한 아로마를 줄이고 원하지 않는 결점들이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기술이지만 원심동력기 같은 인위적인 추출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설립 당시 만들어진‘선별된 포도와 최소한의 간섭’이라는 신념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테니까요.

트라스노초 04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 점수 98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엄청난 고득점의 와인이지요. 다른 빈티지의 트라스노초 와인들도 구십 점 초반에서 중반 수준의 점수를 획득한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직까지는 04년 빈티지 뿐입니다. 보통 한국에는 평가가 뛰어난 빈티지의 와인들이 잘 수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트라스노초 04’는 한국에도 일정 수량이 수입되어 와인애호가들에게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 물 주머니의 스페인 와인은 지금 잘 숙성 중입니다. 아마 몇 년 더 참고 보관을 하신다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3년 전쯤 구입하였습니다. 지금도 입이 간질간질 하지만 좀 더 참고 있을 생각입니다.

<웅진홀딩스 홍보팀 윤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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