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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세상 - 몰리두커 카니발 오브 러브 2010 본문
호주에 간다는 것은 시차적응이 필요 없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나라와 1시간 차이 일 뿐이죠. 그러나 날씨는 꼭 챙겨야 합니다. 남반구에 위치하기 때문에 우리와 정반대로 현재 호주는 봄입니다. 그래서 와인 수확도 빠르고 와인 생산도 빠릅니다. 어쩌면 와인 산업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호주의 떠오르는 아니, 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몰리두커(Molly Dooker ) 부부가 내한했습니다. 부부가 와인메이커이며 매우 활동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특히 해학적이며 유니크한 라벨 디자인으로 이미 국내에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몰리두커는 호주식 표현으로 ‘왼손잡이’라는 뜻입니다. 부부와 자식들 모두 왼손잡이라고 합니다. 이날 행사에서 몰리두커의 다양한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미 수입된 미스 몰리(Miss Molly)의 쉬라즈 스파클링부터 벨벳 천을 라벨로 만든 벨벳 글로브(Velvet Glove)까지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는 와인들이었습니다. 특히 카니발 오브 러브는 이들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축제의 의미보다는 인간의 삶, 문화를 담은 대중 축제의 의미로 카니발(Carnival)을 썼다고 합니다. 술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을까? 첫 맛은 쓰고, 두 번째 맛은 입 안에서 깊이가 있으며, 마지막에서는 긴 여운을 남기는 와인처럼 말이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입니다. 하지만 때로 한 잔의 와인은 그 이상의 무엇입니다.
카니발 오브 러브(Carnival of Love) 2010는 100% 쉬라즈로 만들었으며, 아메리칸 뉴 오크 배럴에서 숙성을 시켰습니다. 짙은 보랏빛을 띠며, 건자두, 건포도와 무화과 등의 말린 과일 향과 농익은 블랙 체리, 블랙베리가 짙게 느껴집니다. 유칼립투스와 후추의 스파이스 향이 가볍게 느껴지며 모카와 토스티 향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룹니다. 실키하면서 단단한 타닌이 뒷받침해주며 풀바디한 구조감과 매끄러운 질감이 돋보입니다. 높은 산도로 긴 여운을 남기며 밸런스를 이룹니다. 무겁고 진하면서 복합적인 향이 균형을 이루어 장기 숙성이 가능합니다. 지금 마시기에는 좀 이른 듯 하며 침전물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수석 소믈리에 엄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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