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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나의 이야기 – 와인 애호가 다이어터와 조셉 두르엥 생뜨니 본문
조셉 두르엥 생뜨니(Joseph Drouhin SANTENAY). 조셉 두르엥도 처음이고, 생뜨니도 처음입니다. 여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웬만하면 집에서 와인을 마시는 일은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그날 봤던 영화에서 두 명의 주인공이 어찌나 와인을 맛있게 마시던지. 여름에 대처하는 다이어터의 자세를 망각한 채 고기 주섬주섬, 와인 주섬주섬을 실행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라 고기 양과 비스무리하게 채소도 구워먹을 양으로 큰 접시에 한 가득 버섯, 애호박, 아스파라거스, 가지, 파프리카, 양파 등을 담아냈죠. 그런데 이 와인, 여름 다이어터의 와인으로 손색이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깨끗하고 하늘거리는 듯 가벼운 바디감이 좋습니다. - 두껍고, 진한 질감의 와인은 입에 들어 오는 순간부터 겁이 나거든요.
두 번째로 와인의 맛과 향이 다이어터에게 안심을 주는 향입니다. - 산도가 높고, 과일향으로는 라즈베리 정도의 가벼운 향이 있는데 주된 향은 갖가지 허브와 스파이시한 향들이 다채롭게 섞여 있는 듯하며, 언뜻 느껴지는 버섯 냄새, 젖은 흙 냄새 정도.
세 번째로 안개 같은 탄닌. - 강한 탄닌이 쩍하니 입 안에 들러 붙는 느낌이 나면 반사적으로 고기가 당기기 마련인데 있는 듯 없는 듯 스르륵 나타나서 "안녕? 난 탄닌이라고 해." 하듯이 잇몸에 살짝 터치. 준비한 채소들을 구워서 함께 먹는데도 와인이 튀지 않고 잘 어울립니다.
올 여름, 체지방의 증가 없이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부디 여름에 대처하는 와인 애호가 다이어터의 결심이 지켜지기를 바라며 이번 주도 “간바레 백상!” 입니다.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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