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자격증 와인비전 WSET

제 1회 테이스팅 세션 - 세션의 시작 '남미의 까베르네 쇼비뇽' 본문

테이스팅 세션

제 1회 테이스팅 세션 - 세션의 시작 '남미의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1. 4. 09:21


세션의 시작 '남미의 까베르네 쇼비뇽'

지난 2011년 9월 30일 금요일 저녁 7시에 와인 리퍼블릭(Wine Republic)이 주관으로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가 열렸습니다. 이 시음회는 와인 교육업 및 유통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과 와인 블로거, 요리사, 애호가 등 여러 사람을 패널로 초청해서 와인을 시음하고, 그 결과를 토론하며, 여기서 나온 정보를 다 함께 공유하는 행사입니다. 이번에 열린 시음회가 첫 번째 행사였으며 앞으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에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시음회는 철저하게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으로 진행됩니다. 이것은 병과 레이블을 가린 체 시음을 하는 것으로써 참석자들이 와인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와인병과 레이블을 가릴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시음회의 주제조차 패널들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와인을 구입한 사람은 어떤 와인을 시음하는지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시음 순서를 정하기 때문에 어떤 순서로 와인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초대 받은 패널들이 시음회에 참석하면 테이블 위에는 그날 시음해야 할 와인시음할 와인과 채점 용지만 있을 뿐입니다. 패널들은 시음한 후, 와인에 대한 평가와 테이스팅 노트를 진행자에게 제출합니다. 진행자는 각 패널들의 점수를 집계한 후, 그날의 시음 주제를 알려주고 결과를 공개하죠. 이후 패널들은 시음한 와인에 대해 자신의 소감과 평가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상대방과 활발한 토론을 벌입니다. 그리고 테이스팅 패널 중 한명이 그 내용을 간추린 후 와인리퍼블릭 홈페이지에 올리게됩니다. 


남미 대륙에서 나오는 중저가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을 평가해보자!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의 첫 번째 주제는 ‘남미 대륙의 중저가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이었습니다. 첫 주제를 이렇게 정한 것은 우선 까베르네 쇼비뇽으로 만든 레드 와인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기 때문입니다. 또 남미에서도 훌륭한 고가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해주기 위해서는 누구나 맘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는 2~4만원대의 중저가 와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주제에 맞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다고 알려진 칠레와 아르헨티나산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 8종을 선정했고, 여기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중고가 칠레 와인 1종과 프랑스 보르도의 오-메독 와인 1종을 추가했습니다. 추가된 두 와인은 꽤 가격이 나가는 것들이죠. 아울러 이 기사를 본 분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모두 와인샵과 대형마트에서 널리 판매하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시음회는 7시 30분에 시작되었고, 약 20분간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의 취지 설명과 패널 소개가 있었습니다. 

패널 소개에 이어 채점 기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채점 기준은 IWSC (International Wine and Spirit Competition)의 점수 체계를 바탕으로 정해졌는데, 그 기준은

1. 균형과 구조감(Balance & Structure)

2. 강도(Intensity)

3. 복합성(Complexity)

4. 여운(Length)

5. 전반적인 느낌(Overall Impression)

의 5가지 항목입니다. 보시다시피 흔히 평가의 대상이 되곤 하는 색이나 향처럼 와인의 품질에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으며 개인적인 호불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항목은 제외하였습니다. 순전히 와인 자체의 품질과 관련된 항목만 평가대상으로 넣은 것입니다.

패널 소개와 점수 기준에 대한 설명이 있은 다음, 약 40분간에 걸친 와인 시음이 진행되었습니다. 패널들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와인을 시음했고, 본인이 느낀 것을 바탕으로 채점표에 점수를 기입했죠. 패널들은 시음이 다 끝난 다음 와인에 대한 느낌을 서로 얘기했습니다. 애초에 지역과 품종, 가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패널들의 의견은 굉장히 다양하게 나왔고, 품종과 가격 부분에서 뜻 밖의 내용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전에 와인의 생산지와 품종을 알게되면 생기는 고정 관념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나왔을 겁니다.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백지 상태에서 와인을 평가해보고자 하는 주최측의 의도가 잘 맞아 떨어진 셈이죠.

채점 기준에 대한 활발한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기본 점수가 있고 색과 향에 상당한 배점을 주는 기존의 채점 방식을 벗어나, 오로지 와인을 마셨을 때 느껴지는 점들을 기준으로 정해진 채점표는 패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상당한 혼란도 불러일으켰습니다. 시음이 다 끝난 후 패널들은 색다른 채점 기준에 당혹감을 느꼈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실제로 거의 같은 품종에 비슷한 가격대의 와인을 대상으로 시음했음에도 불구하고 와인들의 점수 차이가 너무 크게 나와 시음하는 내내 패널들이 느꼈을 곤란함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최측은 패널들의 의견 중 합리적인 것들을 받아들여 다음 번 시음회에서는 좀 더 보완된 채점표를 제시할 예정입니다.

토론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각 패널로부터 와인 점수를 받은 다음 이를 집계했습니다. 그리고 등수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와인의 포장을 벗겨 어떤 와인인지 공개했죠. 와인들의 모습이 차차 드러나는 순간, 여기저기서 놀라움과 탄식의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평소에 비슷한 평가가 받았던 와인들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게 생각했던 와인이 높은 등수를 받고, 별로라고 평가했던 와인이 낮은 등수를 받기도 했기 때문이었죠. 물론 좋았다고 평가했던 와인이 예상대로 높은 등수를 얻었을 때는 환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패널들이 놀라워했던 것은 평소에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칠레의 중저가 와인들이 생각보다 훌륭한 맛과 향을 지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전체 10종의 와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와인으로 뽑힌 것은 1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지닌 하라스 엘레강스 까베르네 쇼비뇽(Haras Elegance Cabernet Sauvignon) 2007이었습니다. 역시 품질과 가격은 어느 정도 상관이 있음이 입증된 것이죠 (이 와인은 다른 와인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식 등수에서는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점수 차이가 가격만큼 크게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다른 중저가 와인들이 생각보다 매우 뛰어난 퍼포먼스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우리가 평소에 갖고 있는 편견이 와인을 고르고 마실 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게된 것이죠.

이후 패널들은 와인을 시음할 때 느꼈던 점, 채점할 때 난감했던 부분, 그리고 와인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떠올랐던 생각 등을 서로 얘기하며 좀 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시음회는 저녁 10시 30분이 조금 넘어서 끝났고, 패널들은 다음 번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에 또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제 1회 테이스팅 세션 시음회 결과

이번에 시음한 8종의 ‘남미산 중저가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에 대한 등수와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다만 점수는 각 패널들의 개인적인 채점 기준이 아직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아 표준편차가 심했기 때문에 생략했습니다.


1위. 차카나 까베르네 쇼비뇽 (Chakana Cabernet Sauvignon) 2009

시음노트 : 딸기와 라즈베리, 그리고 블랙커런트까지 다양한 과일향을 지니고 있으며, 강한 알코올과 중간 이상의 탄닌이 들어 있어 힘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좋은 밸런스, 살짝 달콤한 풍미를 지닌 와인입니다. 

생산자 : 차카나(www.chakanawines.com.ar) / 아르헨티나 멘도사


2위. 에라주리즈 와인메이커 셀렉션 까베르네 쇼비뇽(Errazuriz Winemaker Selection Cabernet Sauvignon) 2010

시음노트 : 말린 자두를 비롯한 농후한 검은 과일향과 오크, 삼나무 같은 나무향이 강하게 납니다. 탄닌이 풍부하게 들어있지만 아직 억센 느낌이 있으며 마신 후엔 입안을 강하게 조여줍니다. 좋은 밸런스와 좋은 강도를 지닌 와인입니다. 

생산자 : 에라주리즈(www.errazuriz.com) / 칠레 아콩카구아 밸리(Aconcagua Valley)


3위. 산타 헬레나 레세르바(Santa Halena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9

시음노트 :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향과 후추 같은 향신료향, 그리고 잘 혼합된 오크 풍미가 느껴집니다. 풍부한 탄닌과 높은 산도가 과일 풍미와 어울려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고 벨벳 같은 부드러운 감촉을 맛볼 수 있습니다.

생산자 : 산타 헬레나(www.santahelena.cl) / 칠레  콜차구아 밸리(Colchaqua Valley)


4위. 코노 수르 버라이어탈 까베르네 쇼비뇽(Cono Sur Varietal Cabernet Sauvignon) 2009

시음노트 : 신선한 검은 과일향과 후추, 정향 같은 향신료 향이 납니다. 여기에 바닐라와 구운 헤이즐넛 향도 있죠. 높은 산도와 부드러운 질감을 지녔고 밸런스도 무척 좋습니다. 무게감은 미디엄 바디 정도로 입 안에 좋은 느낌을 남겨줍니다. 

생산자 : 코노 수르(www.conosur.com) / 칠레 센트럴 밸리(Central Valley)


5위. 몬테스 까베르네 쇼비뇽(Montes Cabernet Sauvignon) 2008

시음노트 : 블랙커런트 같은 농익은 검은 과일향이 오크향과 함께 잘 어우러집니다. 여기에 커피, 민트, 미네랄, 향신료, 흙내음도 느낄 수 있죠. 좋은 밸런스를 지녔고, 탄닌과 산도가 두드러져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산자 : 몬테스(www.monteswines.com) / 칠레 콜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


6위. 비냐 마이포 까베르네 쇼비뇽(Vina Maipo Cabernet Sauvignon) 2010

시음노트 : 검고 붉은 과일향에 피망이나 풀 같은 초록 식물의 향이 함께 납니다. 여기에 후추와 정향 같은 향신료향도 강하게 피어오르죠. 느낌이 강렬한 편이지만 탄닌의 양은 평범한 편입니다. 마시기 편한 스타일로 여러 종류의 음식에 두루 어울리는 맛입니다. 

생산자 : 비냐 마이포( www.vinamaipo.com) / 지역 : 칠레 센트럴 밸리(Central Valley)


7위. 트라피체 버라이어탈스 까베르네 쇼비뇽(Trapiche Varietals Cabernet Sauvignon) 2010

시음노트 :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향이 발랄하지만 오크향도 상당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후추와 아몬드의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상큼한 산미의 느낌이 좋고, 탄닌이 다소 거칠지만 밸런스는 좋은 편입니다. 

생산자 : 트라피체(www.trapiche.com.ar) / 아르헨티나 멘도자(Mendoza)


8위. 데 마르티노 레세르바 347빈야드 까베르네 쇼비뇽(De Martino Reserva 347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2010

시음노트 : 서양 자두와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빛깔의 과일향을 지녔고, 오크와 민트, 후추의 향도 느껴집니다. 높은 산도를 지녔지만, 탄닌은 다소 적은 편입니다. 평균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생산자 : 데 마르티노(www.demartino.cl) / 칠레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주제에 맞게 선정된 와인들의 등수와 정보는 이상과 같습니다. 여기에 재미를 위해 번외로 추가된 두 종의 와인이 있는데, 하나는 품종은 같지만 좀 더 고가의 와인이었고, 또 하나는 까베르네 쇼비뇽의 블렌딩 비율이 높은 프랑스 보르도의 오-메독 지역 와인이었습니다. 이 두 와인은 나머지 8종의 와인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어 실질적으로 1, 2등을 차지했습니다. 이 두 와인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라스 엘레강스 까베르네 쇼비뇽(Haras Elegance Cabernet Sauvignon) 2007

시음노트 : 강하고 농후한 검은 과일향, 신선한 크림과 시가 박스의 향이 좋고 삼나무의 풍미도 훌륭합니다. 산도가 높고 탄닌이 풍부하여 상당히 묵직한 무게감을 지녔지만, 질감은 매우 부드러워 마치 실크 같은 느낌을 줍니다. 좋은 숙성 잠재력을 지닌 존재감이 뚜렷한 와인으로 여운 또한 일품입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뛰어나서 이날 시음한 와인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생산자 : 하라스 데 피르께(www.harasdepirque.com) / 칠레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샤또 소시앙도 말레(Chateau Sociando Mallet) 2004

시음노트 : 검고 붉은 베리류의 향과 오크 계열 향이 조화를 이루며, 여기에 향신료와 가죽 같은 동물향이 함께 하여 풍성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는 와인입니다. 적당한 산도가 과일향과 조화를 이루지만, 탄닌이 많은데다 매우 강하게 느껴져 아직 숙성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산자 : 샤또 소시앙도 말레(www.sociandomallet.com) / 프랑스 오-메독(Haut-Medoc)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