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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 세션

제 13회 테이스팅 세션 - 조쏘의 선택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5. 31. 16:00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한 달에 한 번 와인 비전에서는 이곳에서 WSET 고급 과정까지 마친 동문들이 모여 테이스팅 모임을 합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진행되는 이 모임은 '세상의 모든 와인은 가치있다.' 라는 기본 주제를 두고 와인 전문가, 와인업계 종사자, 와인 애호가들이 WSET 와인을 시음하고 기준으로 평가하며 개인적 소감을 나눕니다.

올 9월로 13회를 맞이한 테이스팅 세션에 3GO가 함께 했습니다. 엄쏘와 방쌤은 시음자로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과 테이스팅에 참여했으며, 조쏘는 은밀하게 와인을 준비했습니다. 조쏘의 선택은 미수입되었거나 수입되었어도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와인, 즉 '프랑스의 숨겨진 보석들'이었죠. 조쏘의 설명과 더불어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의 점수가 함께 정리됩니다. 


DOMAINES LEFLAIVE 'Macon-Verze' 2009(도멘 르플레브 '마꽁 베르제' 2009) 


부르고뉴 필리니 몽라셰 지역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와이너리이며 마꽁 베르제의 경우 필리니 몽라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오크 숙성된 샤르도네의 느낌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2004년에 첫 빈티지를 냈고, 바이오 다이나믹으로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양조했죠. 전형적인 부르고뉴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으로 마꽁 베르제의 경우 4~5년 숙성이 된 이후 좋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재 07, 08 빈티지는 구하기 힘들며, 09는 다소 어린 느낌이 있습니다. 

기분 좋고 우아한 산미가 도드라지는 발란스가 우수하며, 청량함과 우아함도 느껴지는 클래식한 샤도네이라는 평.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의 점수 89.5점. 엄쏘의 점수는 90점. 개인적으로는 이 날의 화이트 중에서 가장 좋았던 와인으로 오크 숙성향이 이렇게 오버되지 않고 우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답니다.

   

JURA, ARBOIS PUPILLIN 1999. (쥐라, 아르보아 쀼삐앵 1999.)


쥐라는 꽁테 치즈로 유명한 지역으로 이 와인도 꽁떼 치즈와 잘 어울리며 필리니 몽라셰와 비슷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조자인 피에르 오베르노아는 자연주의적인 와인을 추구해서 이산화황을 쓰지 않으며 와인 생산 수량도 매우 적습니다. 피에르 오베르노아가 자신의 와인을 일컬어 말한 "하루 세 번 변하고, 일 년에는 천 번의 변화가 있으며, 10년 정도의 숙성이 가능하다."라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현재 그는 2006년 은퇴해 바이오 다이나믹 제빵사로 활동 중이며, 지금은 그의 제자가 와이너리를 관리합니다.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었던 와인으로 산화된 와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사향 냄새와 독특한 견과류의 향은 이 와인의 개성임이 밝혀졌습니다. 강렬한 산도가 첫 맛을 자극하고, 시간이 지나면 미네랄리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평소 접해 보지 못한 낯선 느낌으로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의 점수는 86.8점. 엄쏘의 점수는 84점. 편협한 입맛을 가진 1인은 낯선 맛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기로 결심한 지라 79점. 다음에 이런 와인을 만나게 되면 그때는 놀란 가슴이 진정된 후인 고로 좀 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까 싶기도... 개인적으로는 조쏘의 선택이 아니었다면 맛 볼 수 없었던 와인이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매우 크게 들었습니다. 조쏘 쌩유~

   

ALSACE, DOMAINES Marcel Deiss ALTENBERG BERGHEIM GRAND CRU 2004. (알자스, 도멘 마르셀 다이스 알텐버그 베르그하임 그랑 크뤼 2004.) 


98년까지는 유기농 와인이었다가 이후 바이오 다이나믹으로 전환해서 와인을 양조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알자스에서 블렌딩이 가능한 세 개 지역 중에 하나로 이 지역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도멘이죠. 일반 알자스 와인과 다르게 숙성된 와인이 좋은 맛을 보이며, 리슬링 50% 이상과 게부르츠트라미너 등이 블렌딩 되어 블렌딩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도와 산도가 동시에 느껴졌지만 산도가 조금 더 뒷받침을 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있었습니다. 엄쏘의 경우 만약 이 와인에 보트리시스 향이 좀 더 가미되었다면 정말 탁월한 와인이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하면서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와인의 당도로 봤을 때 레이트 하비스트 정도로 생각한다면 좋은 와인이라는 의견을 냈죠.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 모두 페트롤 향을 언급하며 리슬링이 아닐까 했으나, 조쏘의 설명대로 블렌딩된 와인이어서 그랬는지 독특한 리슬링이 아닐까 한다는 생각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의 점수는 89.9점. 엄쏘의 점수는 88점. 

  

COTE ROTIE, LA BARBARINE 2003. (꼬뜨 로띠 라 바바린 2003.) 


Yves Gangloff(이브 강그로프)는 철학적으로 와인을 만드는 양조로 알려져 있으며 조쏘는 같은 빈티지를 마셔봤는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는 07이나 08의 어린 빈티지가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03의 경우 농축미가 좋으며, 이브 앙그로프는 숙성이 됐을 때 복합미가 더해지므로 이 빈티지를 추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고기향, 토마토, 잘 익은 포도의 향이 잘 표현되는 와인입니다. 

찌꺼기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포스가 큰 와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맛을 보고 멘붕에 이를 정도로 산도가 높았고 스파이시한 느낌이 강했으며, 조쏘의 설명대로 처음 느낄 수 있는 강렬한 향은 토마토 페이스트의 향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뒷맛은 다크 초컬릿의 향이 남고, 산미는 서서히 마치 산도 높은 커피의 잔향처럼 남는데 이런 와인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테이스팅 세션에서와 같은 섬세한 테이스팅 과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엄쏘는 시라와 그르나슈가 블렌딩된 랑그독 와인일 것 같다는 의견을 냈고, 방쌤은 숙성이 안 됐다면 탄닌이 매우 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두 분의 의견에 대해 이 와인의 탄닌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첫 모금에는 탄닌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이 와인의 탄닌은 서서히 조이듯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첫 잔에 이 와인을 설명하기란 꽤 힘들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을 더합니다. 

테이스팅 세션의 점수는 89.4점. 엄쏘의 점수는 90점.


COTES DE BOURG ROC DE CAMBES 1998(꼬뜨 드 부르의 록 드 캉베 1998)


꼬뜨 드 부르는 많이 알려진 와인 생산 지역은 아니나 생-테밀리옹에 있는 샤토 테르트레-로테뵈는 이 지역에서는 최고의 와이너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꼬뜨 드 부르 와인의 경우 어릴 때 마시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록 드 캉베는 숙성된 상태에서 마시는 와인으로 98빈티지는 지금 가장 마시기 좋은 때였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저온 발효법으로 와인을 양조하지만 샤또 테르트레-로테뵈는 전통 방식으로 고온 발효를 하는 와인으로 조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양조된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추천했다고 합니다. 

매우 부드러운 산도와 탄닌이 인상적이며 좋은 발란스를 보인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쏘는 매우 클래식한 와인이라는 의견과 함께 포이약이나 쌩-테스테프 지역의 와인일지도 모른다고 했으며, 방쌤은 전형적이고 우아한 와인으로서 풍미와 인텐시티가 떨어지는 감은 있으나 와인 맛만으로도 좋은 와인이라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와인은 피니쉬에서 느낄 수 있는 숙성향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98빈티지인데도 이렇게 강건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도 느꼈죠.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의 점수는 90.5점. 엄쏘의 점수는 89점. 

   

SAINT-EMILION GRAND CRU CHATEAU GRACIA 2003(쌩테밀리옹 그랑 크뤼 샤또 그라시아 2003.)


현재 수입되고 있지 않으며 03 빈티지의 경우 3,300 병만 생산되었습니다. 가라주 와인으로 유명한 이 와이너리는 2헥타르의 밭에서 40여 명의 인력을 써서 일일히 손수확을 한 포도로 와인을 생산합니다. 빈티지가 지날수록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의 첫 느낌은 "탄닌이 매우 강하다."로 통일. 개인적으로는 입술 안쪽이 말려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느낌에 대해 숙성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냐?는 의견과 더불어 엄쏘는 강한 탄닌이 마치 마디랑의 타냐 같다고도 했으며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은 음식 없이는 단독으로 마실 수 없는 와인이라고도 했습니다. 

이런 의견들을 종합해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의 점수는 92.1점으로 1등을 주었고, 엄쏘는 91점을 주어서 엄쏘 개인의 점수로도 1등을 주었습니다.

결과를 정리하다 보면 이런 결과들에 혼란이 옵니다. 와인을 마시고 잠깐 이야기를 할 때는 긍정적인 평가가 안 나오는데 점수가 좋은 경우, 후에 테이스팅 노트를 살펴보면 '시간이 아쉽다' 혹은 '숙성 후가 기대된다' 라는 멘트가 더해지는 경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내공의 차이라고 봅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90점을 줬으나 이 점수는 레드 와인 중에서 두 번째로 낮은 점수였습니다. 

   

BANDOL, DOMAINE TEMPIER 2006(방돌, 도멘 템피에르 2006.)


방돌 지역의 와인은 쥐라 와인처럼 국내 수입량이 매우 적지만 탄닌과 구조감이 뛰어난 와인들이 많이 생산됩니다. 도멘 템피에르는 방돌 지역의 유명한 와이너리로 역사가 깊고, 방돌 지역의 탄닌이 강하고 구조감이 좋은 특징에 산도와 과실향이 충분히 들어있는 발란스가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알콜은 14.5%의 고알콜에 농축미 좋은 와인으로 프랑스에서는 판매가 많으나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들답니다. 

탄닌과 산도가 강하고 알콜이 느껴지나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경우라기 보다 은근히 후끈하게 느껴집니다. 우아한 구조감을 가지고 있으며 변화무쌍하지는 않지만 꽤 복잡한 와인이라는 의견이 다수.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로마틱한 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탄닌과 산도, 좋은 아로마와 긴 여운 등으로 꼬뜨 드 부르와 더불어 레드 와인으로는 최고의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은 평균 90.9점을 주어서 3등 와인이 되었고, 엄쏘의 점수는 88점으로 레드 와인으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와인이 되었죠. 


DOMAINE Simon Bize Savigny-les-Beaune 'Les Bourgeots' 2005(도멘 시몽 비즈의 사비니 레 본 '레 부르조' 2005.)


사비니 레 본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이는 도멘으로 엘레강스하고 과실향이 넘치는 와인을 만듭니다. 2005년은 날씨가 좋아 숙성이 잘 된 그레이트 빈티지로 알려져 있죠. 사비니 레 본의 와인들은 숙성한지 5년에서 6년, 혹은 8년 경부터 마시기 시작하면 좋지만 국내에 수입된 빈티지는 어린 빈티지여서 좋은 빈티지의 와인을 소개하고 싶어서 2005 빈티지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부르고뉴 피노 누아를 마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개성이 다양해서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매번 헷갈리기만 하죠. 이 와인이 특히 그랬는데 먼저 개인적인 의견을 고백하자면 88점을 줬습니다. 탄닌은 가늘지만 분명히 존재했으나, 느끼면 사라지는 애매한 상황. 가벼운 베리류의 향과 다소 강렬하게 느껴지던 스파이스, 짓이긴 장미꽃향과 강렬하진 않지만 가늘게 이어지는 여운 등등 나무랄 데가 없는 듯 느껴졌으나 '강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결국 인텐시티와 컴플렉시티에서 점수를 못 내고 말았습니다. 특히 앞서 마신 와인들이 강렬한 인상을 준 경우 그 뒤로 마시게 되는 피노 누아는 항상 어렵기만 합니다.

같은 현상을 느꼈으나 이를 다르게 해석하는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은 이를 두고, 섬세한 구조감, 날카롭고 우아하며 여성적, 가늘게 피어오르는 복합미 등등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테이스팅 세션 멤버들은 평점 91.2점을 주어서 이 와인은 이 날의 2등 와인이 되었습니다. 엄쏘의 점수는 90점. 


러블리 조쏘의 선택 이후 불세출의 소믈리에 엄쏘가 추천하는 와인은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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