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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 2008 본문

7인 7색 와인투데이

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 2008

와인비전 2014. 4. 13. 19:32

와인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스타일의 다양성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는 곧 시음자의 선택의 폭이 넓다는 뜻이지요.

적어도 서른 한 가지는 넘는 방대한 스케일의 스타일이 존재하니까요.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 다른 이의 무심한 말 한 마디에도 화를 참을 수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후 컨디션이 슬슬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며칠을 너무 예민하게 지냈구나 하는 반추의 시간이 오더군요.

마침 날도 흐렸고, 몸도 으슬거렸고, 뭔가 진하고, 후끈하고, 무겁고, 다양한 향들이 응축된 와인이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예민했던 시간 동안 줄곧 별 말없이 지켜 봐 주던 사람과 긴 얘기를 하면서 마음을 정리할 동안 꿋꿋하게 역할을 다 할 와인을 찾다가

 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 2008을 셀러에서 꺼냈습니다.

평소에는 너무 진하고 강해서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날은 이런 와인이 필요했습니다.

 

몇 년 간의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강한 탄닌은 부드럽게 녹아 있었고,

와인의 진한 컬러는 눅진하고 깊은 바디감을 안고 있었고,

농축된 과일 향의 달큰한 아로마와 이에 발란스를 맞춘 산도는 과일의 신선함의 풍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과일 향 뿐만 아니라 나무 향, 버섯, 초컬릿, 담배 향과 가죽, 숙성된 짚 냄새, 허브 향 등

진하고 깊은 컬러에서는 와인에서 기대할 수 있는 향들을 꽤 오랫동안 꾸준하게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와인은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의 감정만큼이나 다채로운 스타일로 때마다 우리는 위로하고 격려해줍니다.

평소에는 기대조차 없었던 와인 한 병에서 도움을 받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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