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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시간이 다 가기 전에 - 루이 막스 푸이 퓌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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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시간이 다 가기 전에 - 루이 막스 푸이 퓌세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4. 10. 10:19


'바다의 우유'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영양가가 많은 굴은 동서양 모두 맛있다고 인정하는 식재료입니다. 특유의 향과 물컹한 질감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날씨가 쌀쌀해져오면 많은 식도락가들이 바닷내음 가득한 굴 한 접시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시죠. 다양한 형태로 굴을 조리해서 먹지만, 개인적으로는 싱싱한 굴을 날로 먹는 것과 쪄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더군요.

다만 굴은 산란기 때 독성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엔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보리가 패기 시작하면 굴을 먹지 않았고, 일본에서는 벚꽃이 지면, 서양에서는 알파멧 R자가 들어 있지 않은 달이 되면 굴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이 4월 초순, 이제 20여일이 지나면 굴을 피해야 할 때가 오는군요.

서양에서는 굴과 와인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와인으로는 루아르 강 하류에서 나오는 뮈스까데 와인과 부르고뉴 샤블리 지역의 샤르도네 와인을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와인이 아니더라도 잘 찾아보면 굴과 잘맞는 화이트 와인들이 꽤 있습니다. 부르고뉴 남단의 뿌이 퓌세 마을에서 나오는 샤르도네 와인들은 풍미가 진해서 굴과 먹기에는 좀 강한 편이지만, 때때로 신선한 맛과 향을 지녀 굴과 잘 어울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루이 막스 뿌이 퓌세(Louis Max Pouilly Fuisse)이죠. 오래된 포도나무인 비에이유 빈(Vieilles Vignes)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섬세하면서 신선하고 산뜻한 풍미를 지녔고 흰꽃의 향을 풍깁니다. 또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헤이즐넛과 구운 견과류 향이 나는데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은은해서 굴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린답니다.

굴 시즌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신선한 굴 한 접시에 루이 막스 뿌이 퓌세 한잔 하고 싶군요. 그리고 올 가을에 다시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올 신선하고 맛있는 굴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와인 전문 블로그 'Cave de Maeng의 창고 속 이야기' 운영자 맹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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