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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회 테이스팅 세션 - 구대륙 대형 와이너리와 신대륙 개인 생산자의 샤도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본문

테이스팅 세션

제 22회 테이스팅 세션 - 구대륙 대형 와이너리와 신대륙 개인 생산자의 샤도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와인비전 WSET 와인비전 2013. 10. 29. 12:13



-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세션에서 샤도네이를 한 번 훑었던 경험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되는 샤도네이는 재배 환경과 양조 방법에 따라 매우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 된다고 하는데, 과연 샤도네이가 얼마나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는지 직접 체험해 보자."는 것이 주제를 선정한 취지였습니다. 화이트 와인에 대한 경험이 적었던 저로서는 상당히 흥미롭고 놀라운 경험이었는데요, 그때와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이달의 주제, '구대륙 대형 와이너리'와 '신대륙 개인 생산자'가 만든 샤도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그럼 샤도네이를 만나는 또 다른 시작을 보시도록 하지요.


1.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푸르숌 프르미에 크뤼(William Fevre,  Chablis Fourchaum Premier Cru) 2010. 



멤버 평점 88.7점. 제 점수는 88점입니다.

제가 느낀 첫 인상으로는 향의 이미지가 둥근 느낌이고, 오크 숙성향도 강해서 전체적으로 묵직하면서 둥글둥글한 이미지의 맛이 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한 모금 마시자마자 강하게 느껴지는 산미에 깜짝 놀랐습니다. 전체적으로 미네랄리티와 오크, 시트러스류의 과일향이 신선한 느낌을 주는 와인이었습니다. 잔에 따라 놓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도가 높아지자 미네랄리티가 더 살아나는 것이 느껴졌으며, 멤버들에게서 유화제의 냄새와 비슷한 향이 느껴진다는 의견과 올리브 향이 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일리한 느낌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죠.

샤블리인 것 같다는 의견으로 좁혀질 무렵, 저는 샤블리보다는 오크를 많이 쓰는 동네에서 샤블리처럼 만들려고 노력한 샤도네이가 아닐까요? 라고 했는데 그냥 가만히 있을 걸 그랬습니다. 전체적인 의견으로는 중간 정도의 구조감과 산미, 그리고 미네랄과 과일향의 조화가 은은하고 긴 여운을 남겨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라는 평입니다.

 

2. 조셉 드루앙,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 바이용(Joseph Drohin,  Chablis  Premire Cru Vaillons) 2009. 


 

멤버 평점 90점, 제 점수 역시도 90점.

우선 제가 첫 와인보다 점수를 2점 더 준 이유는 발란스와 컴플렉시티 때문이었습니다. 첫 번째 와인은 강한 산도가 발란스를 좀 무너뜨렸고, 두 번째 와인 역시 산도가 높았으나 도드라진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크 숙성향 또한 조금 더 안정적이며 얌전하게 느껴졌고, 견과류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향이 와인에 복합성을 더해 주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꿀 향과 쉐리 향의 풍미가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는 의견과 크리미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두 와인 모두 오크 숙성을 통해 부드러운 질감과 더불어 다양한 풍미를 가진 와인이었으나 첫 와인에 비해 두 번째 와인이 훨씬 풍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래머러스(glamorous) 하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와인의 성격과 관련된 양조 방법에 대해서 방 선생님의 짧은 의견이 있었는데, 첫 번째 와인의 경우에는 리(Lee)를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고, 두 번째 와인의 경우에는 새 오크를 사용해서 풍미와 컬러를 만들어내지 않았겠느냐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평점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멤버들은 첫 번째 와인보다 두 번째 와인에 좋은 점수를 줬는데, 이와 다른 평을 낸 멤버들이 있어서 그 의견을 소개합니다. 공통적으로 첫 와인에서 느껴졌던 강한 산도에 좋은 점수를 줬고, 두 번째 와인의 경우에는 보다 약하게 느껴지는 산도로 발란스에서 점수를 낮게 준 것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산도에서 느낄 수 있는 인텐시티에서도 점수가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전체적인 점수도 낮아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분들은 산미가 강한 와인을 좋아하시는 걸로 보이는군요. 그러나 점수의 차가 크진 않습니다. 2, 3점 내외.


3. 르윈 이스테이트 아트 시리즈 샤도네이(Leeuwin Estate, Art Series Chardonnay) 2008.


 

멤버 평점 92점으로 이날의 공동 1위 와인. 제 점수 역시 다음에 나올 와인과 더불어서 가장 높은 점수인 94점입니다.

산도와 미네랄리티,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향의 발란스가 매우 훌륭했으며, 신선한 감을 잃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여운 역시 좋았습니다. 멤버들의 의견 역시 과일과 이스트의 풍미의 조화가 매력적이라는 의견과 더불어 다양한 향으로 이뤄진 복합성, 특히 단계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어지는 여운이 인상적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산도가 잘 받쳐준다면 몽라셰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와인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멤버 중 최고점을 준 멤버의 점수는 95점이었습니다. 높은 강도, 긴 여운, 다양하고 매력적인 풍미와 버터리한 느낌 등의 메모를 볼 수 있으며 이날 테이스팅 한 와인 중에서 최고점을 주었습니다. 반면에 또 다른 멤버는 이날의 와인 중 이 와인에 최저점을 주었습니다. 발란스와 구조감, 강도에서 다른 와인들보다 조금씩 낮은 점수를 주었는데 테이스팅 노트의 내용으로 보아 와인의 순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살짝 느껴지는 단맛이 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워낙 복합적인 향이 특징인 와인이어서 향의 종류를 다 소개하는 것이 쉽진 않으나, 대표적으로 스모크 향, 꽃 향, 견과류 향, 크림 향, 이스트, 복숭아 향, 갖가지 허브 향과 미디움 로스팅 된 커피 향 등을 나열해 볼 수 있겠습니다. 


4. 루이 자도 뫼르소(Louis Jadot Meursault) 2009.



멤버 평점은 91.4점. 제 점수는 94점 입니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와인의 인상이 코부터 입 안까지 '오크, 오크' 하는 느낌이지만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면, 이 와인의 경우에는 오크 향이 과하지 않아서 와인의 입체감이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와인의 전체적인 느낌은 얌전하고, 세련되며, 우아한, 매우 보수적인 와인이라는 느낌입니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점수의 결과. 세 번째 와인에 95점이라는 최고점을 주었던 멤버는 이 와인에는 90점을 주었는데, 이 멤버의 90점은 다른 와인의 점수와 비교해서 하위권에 가까웠습니다. 이유로는 여운은 길지만 바디감이 약하고, 인텐시티 역시 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메모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와인에 최저점인 88점을 주었던 멤버는 92점을 줬는데, 이 점수는 오히려 상위권에 가까웠습니다. 채소의 씁쓸함과 견과류의 풍미가 길게 이어지는 여운, 부드럽지만 단단한 구조감, 둔하지 않은 섬세함으로 인해 강하게 느껴지는 인텐시티 등을 장점으로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점수를 본다면 두 분의 샤도네이 취향은 서로 다른 걸로 보입니다. 같은 와인에 대한 다른 인상과 평가, 와인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5. 릿지 이스테이트 샤도네이(Ridge Estate Chardonnay) 2009.


 

멤버 평점 91.6점. 제 점수는 93점.

저는 살짝 매운 기운을 느꼈는데, 다른 멤버들의 테이스팅 노트를 보니 마찬가지로 비슷한 느낌으로 여겨지는 메모들이 보입니다. 후추(pepper)와 유칼립투스 등의 자극적인 향이 있는 와인입니다. 그리고 바닐라, 아몬드, 버터, 스카치 캔디 같은 향들은 멤버들의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었는데, 특히 견과류와 버터 향을 이 와인의 주요 캐릭터로 생각하는 멤버들이 많았습니다. 

이 정도 진행이 되면서 오늘의 와인이 전부 샤도네이일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 품종으로만 본다면 이미 다루었던 주제였기 때문에 지난 번과 다르게 어떤 주제로 이 와인들을 풀어냈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중 나온 추측 하나가 다른 나라의 같은 생산자가 아니겠느냐는 추측. 지난 번 샤도네이 편에서도 확인했듯이 샤도네이는 재배 환경과 양조 방법에 따라 다른 성격의 와인이 만들어지니 시장을 다각화하기 위한 생산자의 다양한 시도를 경험해 보는 것이 이번 편의 주제가 아닐까?라고 이유를 들었습니다. 우리 멤버들은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6. 키슬러 샤도네이 레 누아제티에(Kistler,  Chardonnay Les Noisetiers) 2009.


 

멤버 평점은 90.5점, 제 점수는 89점입니다. 

다른 와인들과 차별성이 느껴지는 그린 빛이 살짝 도는 색깔이었습니다. 첫맛에는 살짝 쓴맛이 느껴지면서 끝맛에는 합성 감미료와 같은 단맛이 느껴지는데 이것이 꽤 자극적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한 야성적인 느낌이라든가 조금 지난 와인의 느낌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와인이 다른 와인들에 비해서 여운과 복합성의 측면에서 좀 떨어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는 일은 지난 번에 있었던 샤도네이를 주제로 한 시간에서도 키슬러가 등장했었지요. 당시의 키슬러는 소노마 마운틴이었습니다. 그때 키슬러는 87.4점으로 사실상 꼴찌를 했었는데요, 당시에도 키슬러의 독특한 쓴맛이 거슬린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습니다. 그 쓴맛에 대해 밤꿀 향, 로스팅 커피 향이라는 표현이 있었고, 저는 그때 누룽지 탄내라고 했던 기억이.... 이날의 표현 중에는 오렌지 속껍질의 쓴맛이라는 표현이 있네요. 

이날 키슬러는 5등을 했는데 키슬러의 쓴맛은 좀처럼 익숙해지기 힘든가 봅니다.   


7. 조셉 페블리, 뫼르소(J. Faiveley, Meursault) 2011



멤버 평점은 92점, 제 점수는 93점입니다.

르윈 에스테이트와 더불어 공동 1등을 한 와인입니다. 르윈 에스테이트는 준 컬트 와인이라고 불리는 신대륙의 개인 생산자 와인이며, 페블리는 와인 공장이라고까지 불리는 구대륙의 대형 와이너리 와인이라고 하는데, 태생이 다른 이 둘이 멤버들의 점수로는 사이좋게(?) 1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믈리에들의 선호도를 보면 르윈 에스테이트가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8. 피터 미쉘 라 까리에르(Peter Michael, La Carriere) 2009.



멤버 평점 90.2점, 제 점수는 92점입니다.

제가 이 와인에 가진 첫 인상은 '달고, 쓰다.' 입니다. 알콜의 도수도 높았으며 오프 드라이(off dry) 정도까지 느껴지는 당도는 부담스럽다는 의견과 함께 레이드 하베스트(Late Harvest)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느껴지는 부담스러운 맛은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럽고 고소한 맛으로 변화합니다. 견과류와 바닐라, 배, 덜 익은 복숭아, 레몬, 청사과 등의 과일의 풍미로 강한 인상을 갖고 있으며 상당히 긴 여운을 줍니다. 

 

이날의 와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세계 와인으로는

● William Fevre,  Chablis Fourchaum Premier Cru 2010. 평점 88.7점. 전체 8위.

● Joseph Drohin,  Chablis  Premire Cru Vaillons 2009. 평점 90점. 전체 7위.

● Louis Jadot Meursault. 평점은 91.4점. 전체 4위.

● J. Faiveley, Meursault. 평점은 92점. 전체 공동 1위.

 

신세계 와인으로는

● Leeuwin Estate, Art Series Chardonnay 2008. 평점 92점. 전체 공동 1위.

● Ridge Estate Chardonnay 2009. 평점 91.6점. 전체 3위.

● Kistler,  Chardonnay Les Noisetiers. 평점은 90.5점. 전체 5위.

● Peter Michael, La Carriere 2009. 평점 90.2점. 전체 6위.

 

유명 와이너리의 대량 생산 와인이라고 폄하할 것도, 신세계 컬트 와인이라고 반드시 후한 점수를 줄 것도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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