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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olino Barolo, 2007 본문

7인 7색 와인투데이

Massolino Barolo, 2007

와인비전 2014. 5. 11. 12:58

어제는 오랜만에 주말 날씨가 좋아서 장미 축제장에 다녀왔습니다. 좀 이른 때이기는 했지만 이제 막 핀 장미들이 꽃 이파리 한 장 상하지 않은 채 싱싱하고 소담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겹겹이 핀 꽃잎들이 수분을 가득 머금어 탄력도 얼마나 좋은지 손가락 끝으로 살짝 건드려 보곤 "어머, 어머.." 하는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그렇게 눈으로 촉각으로 꽃들을 감상하는데 이제 순서가 됐다는 듯이 여리지만 진한, 누가봐도 장미향이다 싶은 향내를 맡을 수 있었는데, 지난 달 시음했던 바롤로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 그때 마쏠리노 바롤로에서 이런 향이 났다고!"

발랄한 산도와 거칠다고 할 수 없지만 얇고 날카로운 탄닌이  전체적으로 와인을 탄력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으며, 붉은 과일향, 클로브, 화이트 페퍼에서 느낄 수 있는 매콤함, 젖은 흙 향, 그리고 얇게 층층이 레이어드 된 것 같은 장미꽃 향을 가졌습니다. 코에서 맡은 향은 입 안에서 한, 두 번 굴릴수록 풍미의 강도는 커지고, 얇은 탄닌은 아슬아슬하게 입 안을 조여 옵니다. 목넘김 이후 오는 여운은 말 그대로 건강한 흙에서 핀 신선한 장미 향.

 와인에서 느낀 향의 정체를 아로마 키트가 아닌 일상의 생활 속에서 발견했을 때의 기쁨. 와인 애호가에게 이런 기쁨은 또 하나의 일상의 힘이 됩니다. 물론 또 한 번 와인을 따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즐거운 글을 쓰는 村筆婦 백경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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