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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와인까지 곁들인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식과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와인이 빠지면 무언가 허전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50여 종의 와인을 오만원 균일가의 착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말에 긴가민가 했는데 빽빽한 와인리스트에서 내 눈을 바로 사로잡은 와인이 있었습니다. 드라이한 스타일의 알자스 리스링을 좋아하는데 와인 리스트에 명가 위겔(Hugel)의 리슬링(Riesling)이 있는게 아닙니까? 주저 없이 선택했습니다. 비록 베이스 라인이기는 하지만 위겔의 품질 수준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무엇보다 가격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레스토랑 가격이 오만원이라니. 와인숍에서의 가격이라 하더라도 좋은 가격인데... 리슬링은 정말 매력있는 와인입니..
오늘은 날씨처럼 짜릿한 독일 리슬링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바로 '막스 페르드 리히터 부라우네베르크 우퍼 조네누어 리슬링 슈패트레제(Max Ferd Richter Brauneberger Juffer-Sonnenuhr Riesling Spatlese)'입니다. 이름이 참 길지요. 독일와인은 이름부터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래서 '막스 페르드 리히터 부라우네베르크 우퍼 조네누어 리슬링 스파트레제'라는 긴 이름을 풀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 와인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막스 페르드 리히터(Max Ferd Richter)'는 와이너리 이름입니다. 독일에서 1680년대부터 와인을 생산한 전통있는 와이너리로 독일 최고의 와인평가 잡지인 고미오(Gault Millau)에서 역사상 12번 있었던 100점 와인 ..
지하철에서 우연히 3살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빤히 저를 바라보는 그 눈망울에 순간 제 마음을 들킨거 같고 제 생각이 읽히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눈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제 자신이 우스워보였지만, 감히 그 깊은 눈망울을 다시 쳐다 볼 용기가 안나더군요. 다시 마주친다면 주술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어이없는 상상을 하면서...하하하. 여러분도 저처럼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맑고 깨끗한 눈망울은 순수함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순수는 착하고 순한거랑은 별개의 의미죠. 순수에서 저는 무엇이든 다 삼켜버릴거 같은 블랙홀의 장대한 기운을 느낍니다. 맑고 깨끗하면서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았기에 무엇이든 다 받아들일거 같은 우주같은 존재. 그런 순수한 와인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사..
설 연휴는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모처럼 한자리에 모두 모인 가족들과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심 먹고 후식으로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없을까 고민하다 아이스 와인을 골랐는데 반응이 아주 좋더군요. 과일과 케이크하고 함께 먹었습니다. 은은한 꽃 향에 잘 익은 복숭아, 살구 같은 핵과일의 농축된 풍미, 그리고 꿀의 달콤함이 부드럽게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반도와 오카나간 밸리는 포도의 당을 축적할 수 있는 풍부한 일조량과 적은 강수량, 포도의 숙성과 수확에 도움을 주는 겨울의 찬 바람 등등 아이스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최상의 기후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캐나다로 건너와 나이아가라 지역에 정착하고 아이스와인을 생산하는 가문이 많습니..
호주 리즐링의 역사는 1838년에 '윌리암 마카써(William Macarthur)'가 뉴 사우쓰 웨일즈(New South Wales)의 펜리쓰(Penrith) 근교에 리즐링 포도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리즐링은 1990년대 초반에 샤도네가 인기를 끌며 재배지를 급격히 늘리기 전까진 호주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청포도였습니다. 따스한 호주 날씨는 리즐링의 껍질을 두껍게 만드는데, 때때로 그 두께가 독일산 리즐링 껍질의 일곱 배가 될 때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호주산 리즐링 와인은 병 속에서 숙성이 덜 되었을 경우엔 오일리한 구조감에 시트러스 풍미를 보여주며, 숙성되어 가면서 신선한 풍미와 산도가 부드럽게 밸런스를 이룹니다. 호주 리즐링 와인은 산화 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