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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칠레 와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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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 누아의 정석 지난주 살롱뒤뱅-르끌로에서는 비공식 테이스팅 행사가 있었습니다. 갤러리아포레로 이전한 새로운 공간에서 기존 오프라인 회원분들을 모시고 열린 간단한 시음회였습니다. 이날 만만치 않은 가격의 피노누아 와인을 사가신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부르고뉴 피노누아의 정석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적어보니 명확하게 정리가 되더군요. ... 이번에 소개하는 본 로마네 '레 보 몽' 프리미에 크뤼 2006 (Vosne Romanee 'Les Beaux Monts' 1er Cru 2006)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섬세한 와인을 생산하는 도멘 미쉘 노엘라 에 피스(Domaine Michel Noellat et Fils)의 와인입니다. 맑고 투명한 광채를 ..
“Why so serious?” 이제는 고인이 된 히스레저가 열연했던 조커의 명 대사입니다. 조커가 내뱉을 땐 소름 끼치는 대사였지만, 그냥 그 뜻만 살펴보면 유쾌한 느낌이 드는 문장이지요. “왜 그리 심각해?” 와인을 마실 때 ‘와인은 값비싼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에 눌려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 해주고 싶은 말 역시 이 대사입니다. “왜 그리 심각해?” ... 영국의 와인 평론가 젠시스 로빈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와인의 핵심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것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즐거움을.”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강조해서 말하지만, 와인을 지나치게 심각한 그 무엇이라 여겨서는 안 된다.” 물론 황홀하리만치 아름다운 맛과 향에 놀라 저절로 만든이에게 머리..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은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 와인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와 함께 세 개의 축 중 하나를 구성하는 포도 품종입니다. 하지만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신대륙에서 단일 품종 와인으로도 많은 인기를 누리는 반면, 카베르네 프랑만 사용해서 만든 신대륙 와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희귀합니다. 향이 뛰어난 카베르네 프랑이지만, 탄닌이 카베르네 소비뇽 만큼 많지 않아 현대 와인 애호가들이 만족할만한 바디가 나오지 않기 때문일까요? 제가 맛봤던 와인 중에서 카베르네 프랑을 주로 써서 만든 신대륙 와인이라면 미국의 코너스톤(Cornerstone) 와이너리에서 만든 스테핑 스톤 카베르네 프랑(Stepping Stone Cabernet Franc)을 들 수 ..
세계 각국엔 엄청나게 많은 요리가 있습니다. 세계 3대 요리라 부르는 중국, 프랑스, 터키 요리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요리를 보다 보면 인간의 창의력은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수 많은 세계 각국의 요리를 분류하는 기준 또한 다양할텐데, 식재료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잘 살려서 조리하느냐 아니면 여러가지 식재료를 섞어서 새로운 맛을 내느냐에 따라 나눠볼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요리의 경우엔 전자에 속한 것이 많고, 우리나라 요리의 경우엔 후자의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물론 딱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거죠.와인도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수 많은 와인들을 위의 기준에 따라 나눠보면 한가지 품종을 주로 써서 만드는 버라이어탈 와인(Variet..
웰빙 바람에 실려 함께 날아온 로하스(LOHAS) 바람 덕분에 자전거 매출이 엄청 뛰었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면 환경보호도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저도 자전거를 무척 좋아해서, 왠만한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갑자기 자전거 얘기를 왜 꺼냈냐구요? 오늘 소개할 와인 꼬노 수르(Cono Sur) 카베르네 소비뇽/카르미네르(Cabernet Sauvignon/Carmenere) 때문입니다. 이 와인의 레이블에 보면 귀엽게 생긴 녹색 자전거가 등장합니다. 칠레 콜차구아(Colchagua)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자전거만 타고 다닌다고 하는데요. 미니벨로라고 불리우는 이런 종류의 자전거는 이제 친환경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인간이 만든 그 어떤 화학적 물질도 사용하지 ..
한국에서 와인에 관심을 가진 이들 중 칠레 와인 생산자 '몬테스 아우렐리우스'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몬테스는 와인을 만드는 양조가이면서, 전 세계를 돌며 그의 와인을 알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3년 전 홍콩에서 열린 와인박람회에서 '칠레 와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그의 모습은 매우 안상적이었습니다. 코믹스러운 그림으로 청중들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익살스런 표정과 농담 속에서도 그의 확고한 표정에서 칠레와인의 미래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봄 부산의 한 레스토랑에서 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고, 몬테스 사의 다양한 와인들을 함께 시음했습니다. 시음이 모두 끝난 후에 조심스럽게 질문 한 가지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칠레 피노 누아는 너무 ..
9월이 된다는 것은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 온다는 것입니다. 가을은 하늘이 높고, 먹을 것이 풍부하여 쉬이 살이 찐다고 합니다. 가을에는 잘 먹고, 잘 마시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마시기 위해서는 무엇을 마시느냐가 중요하겠죠! 오래 전, 와인이라고 하면 포도에 소주를 부어서 집에서 만든 ‘담근 술’밖에 몰랐죠. 뭔가 제대로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 집에서 대충대충 만든 술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와인의 존재와 제조법을 알게 되면서 대단한 오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와인은 마시는 사람에게 미각의 즐거움과 정신적 행복을 주는 술이랄까요. 마테틱(Matetic) 와인 디너를 했습니다. 칠레에서 친환경농법인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이곳의 주인장 조르..
처음 이 와인을 맛본 것은 1년전 쯤인 것 같습니다. 20배럴즈 샤도네이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던 와인이였습니다. 그러나 지인으로 있는 어느 한 와인 애호가의 끈질긴 요청으로 수입이 된 와인이죠. 처음 이 와인을 마셨을 때, 버터가 가미된 일본식 조개요리와 함께 매칭했습니다. 바닐라 향이 강한 와인이였는데, 버터와 조개가 어우러지며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기분 좋은 저녁자리였습니다. 스톤 푸르츠 풍미와 미네랄이 좋은 와인입니다. 버터가 가미된 해산물 요리와 매칭하신다면 강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코노수르는 20배럴즈 샤도네이에 이어 쇼비뇽 블랑도 출시하였습니다. 20배럴즈 쇼비뇽 블랑 또한 레몬에서 시트러스로 이어지는 풍미와 여운이 뛰어난 화이트 와인입니다.
한밤중에 출출하여 냉장고를 열었습니다. 어느 집 냉장고에나 있을 법한 재료, 계란이 눈에 띄었습니다. 뭘 해먹을까 몇 초간 고민하다가 감자 오믈렛을 만들어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감자를 얇게 썰어 노릇하게 익히고 그 위에 계란을 부드럽게 풀어서 부었습니다. 그리고 먹다남은 파마산 치즈를 냉동실에서 발견하고는 가볍게 긁어 넣었습니다. 마무리로 트러플 카르파치오(이건 항상 있는 것은 아닙니다)를 흩뿌리고 동그랗게 말아냈습니다. 배고픈 참이어서 그랬는지 트러플 향에 담백한 감자와 짭쪼름한 치즈가 잘 어우러지네요.먹다보니 목이 메어 어제 먹다 남은 와인을 한 잔 따라 마셨습니다. 칠레산 산타 알리시아(Santa Alicia)입니다. 가격에 비해 맛이 훌륭한 와인은 찾아보면 참 많은거 같습니다. 비록 늦은 밤이지만..
얼마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라는 제목의 수필책을 읽고 있는데, 이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서머셋 모엄의 단편 소설에 등장하는 상습 결혼사기범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그는 길고 살점이 별로 없는 코에 옅은 하늘색 눈을 가진, 시든 듯한 자그마한 남자였다. 피부색은 나쁘고 주름이 많아 쭈글주끌했다. 나이가 몇 살인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서른 정도로도 예순 정도로도 보인다. 튀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고 내세울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남자였다. 가난한 사람이란 건 분명했지만, 의외로 차림새는 단정했다." 열한 번이나 중혼을 한 희대의 바람둥이, 그 꼴을 묘사한 것치고는 참으로 빈상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꼴값과 상관없는 인물이 바람둥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 중에도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