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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계획이 없는 주말이라면 야외로 바람을 쐬러 나갑니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겨울 바다를 좀 보러가자 하던 차에 즐겨보는 EBS 방송에서 녹동항 문어가 나오더라구요. 매생이도 나오고. 그리하여 저것을 먹으러 가야겠다는 마음에 이번 콧바람 여행지는 고흥 녹동항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문어 숙회랑 어울릴만한 와인은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하던 차에 생각이 난, 제가 작년 봄부터 애타게 찾고 있던 와인이 하나 있는데 바로 '테라스 가우다'의 알바리뇨(Terras Gauda Albarino) 입니다. 사실 전 이 와인을 한 번도 마셔 본 적이 없어요. 단지 제 블로그 이웃이자, 와인 애호가 분들은 다들 아실 듯한 그 분. 안면도에 계시는, 미식 여행 책도 출판하신 그 분의 포스팅으로 이 와인을 알게 됐습니다..
도멘 피에르 아미오(Pierre Amiot)는 5대째 모레-생-드니를 중심으로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버지 피에르(Pierre)가 은퇴해서 아들인 장 루이(Jean Louis)와 디디에르(Didier)가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급 와이너리는 아니지만 정말 와인을 맛갈나게 만드는 집입니다. 몇 년전 부르고뉴 와인 컬렉션을 위해 친구인 프레드와 같이 일주일 정도 부르고뉴 와이너리 순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서너 군데 와이너리를 방문해서 수십 종의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도멘 피에르 아미오를 방문한 그 날도 종일 테이스팅으로 입과 혀가 지쳐 있을 때 였습니다. 작업복 차림의 투박한 모습의 장 루이(Jean Louis)를 만나 별 얘기도 없이 바로 와인테이스팅..
금요일 그 남자 입니다. 오늘은 샴페인 한병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샴페인의 유명세가 워낙 높다보니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종종 샹퍄뉴 지방의 스파클링 와인이 아닌 일반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샹파뉴의 샴페인은 아직까지 다른 스파클링 와인들과 품질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레드 와인은 미국, 호주 등 신세계의 와인들이 구세계의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스파클링 와인 만큼은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처럼 품질이 뛰어난 만큼 샴페인은 고가의 가격이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샴페인을 만드는 샹파뉴 지역에서는 '에셀 에 크루'라고 불리는 퍼센트(%) 시스템하에서 품질..
그라브, 페삭 레오냥하면 대부분 자갈 밭과 레드 와인을 생각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본다면 고품질의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빠쁘 클레망 블랑이나 도멘 드 슈발리에 블랑 최고의 화이트 와인이라 불리는 오브리옹 블랑과 라빌 오브리옹도 있지요^^. 그 중 저렴하면서도 그라브 블렌딩의 진수를 보여주는 와인이 있으니 바로 끌로 플로리덴(Clos Floridene) 입니다. 이 와이너리는 현재 샤토 레이농(Chateau Reynon) 과 드와지 데네(Doisy Daene) 등을 소유하고 있는 보르도 양조학 교수 드니 두부르디유의 소유 입니다. 이름 어렵네요…드니 두부르디유...^^ 드니 두부르디유(아~)는 화이트 와인의 구조를 탄탄하게 하는 “스킨 컨택” 방법을 통해 새로운 혁명을 일..
2월이 시작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설 연휴 지나고 보니 어느 새 중순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2월 중순이면 늘 연인들을 설레게 하는 날이 오죠. 넵, 그렇습니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발렌타인 데이하면 초콜렛이 떠오르지만, 그건 일본의 한 제과점이 70년대 초반에 펼친 마케팅이 우리나라에도 퍼졌기 때문이고, 유럽에서는 원래 연인 간에 카드를 주고 받았다는군요. 그리고 카드와 함께 여러가지 선물을 주고받곤 했는데, 그중에는 와인도 있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와인을 손꼽을 수 있겠지만, 저는 샤토 깔롱 세귀르(Chateau Calon-Segur)를 고르고 싶습니다. 18세기에 깔롱 세귀르의 주인이었던 니콜라스 알렉상드르 마르퀴스 드 세귀르 ..
설 연휴는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모처럼 한자리에 모두 모인 가족들과 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심 먹고 후식으로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없을까 고민하다 아이스 와인을 골랐는데 반응이 아주 좋더군요. 과일과 케이크하고 함께 먹었습니다. 은은한 꽃 향에 잘 익은 복숭아, 살구 같은 핵과일의 농축된 풍미, 그리고 꿀의 달콤함이 부드럽게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반도와 오카나간 밸리는 포도의 당을 축적할 수 있는 풍부한 일조량과 적은 강수량, 포도의 숙성과 수확에 도움을 주는 겨울의 찬 바람 등등 아이스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최상의 기후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캐나다로 건너와 나이아가라 지역에 정착하고 아이스와인을 생산하는 가문이 많습니..
신발가게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신발이 있었어요. 태양빛 아래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지중해의 코발트빛 바다색같은 신발이었죠. 이미 지름신은 내 안에 강림하셨고 저는 어느새 점원에게 265 사이즈를 찾아 달라고부탁했습니다. 신발상자를 들고 돌아온 점원의 손에서 신발을 건네 받고 이리 저리 살펴보는데, 신발 표면에 살짝 흠집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봐야 보이는 그런 종류의 흠집이었지만 어쨌든 흠집인지라 다른 새제품을 요구하였죠. 하지만 그 제품이 마지막 재고였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점원은 저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제품에 크게 하자는 없지만, 원래 상품보다는 품질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30% DC를 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맘에 드는 제품이었기에 원래 가격에도 살 마음이 있었..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은 와인비전 테이스팅 세션 모임이 있는 날 조쏘의 간택을 받은 와인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기억 속 와인의 이미지들이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배가 곱게 밀려 오면 내가 바라는 후기의 영감은 고달픈 몸으로 와인의 이미지를 입고 찾아 온다고 하였으나 내 그를 맞아 이 와인을 한 잔만 다시 마셔 본다면 구강을 함뿍 물들여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컴퓨터 앞엔 오늘도 멤버들의 테이스팅 노트를 마련해 두렴. 날짜는 가고, 1월 테이스팅 세션 후기는 써야겠고, 그날 따라 급히 나오는 바람에 와인의 이미지는 잡히지도 않고... 이럴 때 그 날의 와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던 이 와인(Pierre Amiot et Fils Clos Saint Denis 07)..
뽀마르는 버건디 와인 중에 가장 남성적인 와인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그 정수를 맛보기 위해서는 도멘 드 꾹셀의 뽀마르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그랑 에뻬노(Domaine de Courcel, Pommard 1er cru Clos des Grands Epenots)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랑 에뻬노(Grands Epenots)는 뽀마르의 대표적인 프르미에 크뤼(1er cru) 밭으로 약 10ha 정도의 크기 입니다. 워낙 좋은 밭이다 보니 그랑 크뤼로 등급이 조정되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도멘 드 꾹셀은 이 밭의 절반에 해당하는 5ha 가량의 단일 밭(monopole)을 400여년간 소유해 오며 가장 남성적이고 파워풀한(pinot noir)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도멘 드 꾹셀을 ..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찾아왔습니다. 집으로가서 아버님, 어머님도 뵙고 큰집도 찾아가야 하고, 짧지만 바쁜 설날이 될 것 같습니다. 매년 이때쯤 느끼는 것이지만 부모님께서 점점 연로해지시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나이가 드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문득 떠오르는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로버트 파커 2회 연속 100점에 빛나는 다나 에스테이트의 '온다 도로'인데요. 동아원 그룹인 다나 에스테이트의 로터스 빈야드가 2009년 쯤 RP 100점을 받았을 때, 정말 너무 놀랐습니다. '한국기업의 와인이 RP 100점을 받다니..'하고 말입니다. 그때 친하게 지내던 나라셀라 홍보팀분이 저에게 장난으로 "온다 도로(한국에서 판매중인 다나에스테이터의 와인)를 마시면 잃었던 사랑도, 지나간 젊음도, 잃어버린 돈도 모두 돌아 ..